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2일 발표한 '2024년 기업 규제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48.0%(복수응답)는 22대 국회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노동 규제'를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는 상속세와 법인세 등 조세 부담 완화(29.7%)가 많았다. 이어 안전·환경 규제 해소(26.0%)와 경제 형벌 합리화(17.9%), 시장 진입 규제 개선(4.7%), 입지·건축 규제 해소(3.9%) 순이었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21대 국회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국회의 규제 혁신 활동을 점수로 매긴 결과 100점 만점에 54.6점을 주는 데 그쳤다. 경총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경제·경영·행정학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64.5%가 '국회 입법 활동이 기업 규제 완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 사망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법인은 물론 최고경영자를 처벌하는 제도다. 이 법은 지난 2022년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시행된 이후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됐다.
뒤이어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등 근로시간 관련 규제(35.5%)가 부담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최저임금제(21.0%), 법인세(18.1%), 환경 규제(15.0%)를 꼽은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 기업이 직면한 규제 환경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70.2%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조사(60.2%)보다 10.0%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가 넘어서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기업들은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규제 불확실성을 축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효과적인 규제 혁신 정책으로는 '한시적 유예'를 꼽았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불합리한 노동 관행을 개선하고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개혁에 차기 국회가 앞장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515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