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최고기술책임자(CTO)급이 함께 하는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조선 3사 CTO들의 만남을 정례화하고 정부까지 포함해 실질적 논의가 오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소·암모니아 선박, 자율운항 등 미래 선박 기술에 관한 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계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CTO급 협의체 구성은 지난 5일 산업부가 주최한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 회의에서 논의됐다. 이날 1차 회의에서 정부, 조선 3사,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K-조선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 대응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와 조선 3사는 앞으로 9년간 9조원을 투자해 조선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내에 민관이 함께 ‘조선산업 초격차 연구개발(R&D)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을 개발하는 한편 자율운항선박 국제 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국내 조선산업이 당면한 도전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민관 원팀의 팀플레이로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 5~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 차원의 첨단 조선 기술 육성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영조선공사(CSSC) 산하 725연구소의 왕치흥 소장이 “중국이 세계 조선 시장에서 전반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첨단 조선 소재 기술 등 분야에서는 여전히 뒤쳐진다”고 지적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중국 전인대 대표를 겸하고 있는 왕 소장은 "조선 산업에서 핵심 소재와 기술은 미국·일본·한국·유럽연합(EU)등이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한다”며 현재 한국이 LNG 운반선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전인대는 당과 국무원(정부)의 결정을 추인하는 중국의 최고 국가권력기관인 만큼 중국 정부 차원에서 첨단 조선 기술 육성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미철강노조(USW)를 포함한 5개 노동단체가 ‘무역법 301조’를 앞세워 조선 분야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무역대표부(USTR)에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5개 노조는 청원서에 “산업 회복에 가장 큰 장애물은 세계 최대 선박 건조국인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조선 산업이 미국의 규제 한국 조선 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