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기조는 유지되므로 업황 부진은 단기적인 성장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차세대 배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를 향한 완성도와 속도 경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려온 CATL과 BYD의 약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배터리 3사 중 전고체 개발에 가장 앞서있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 6일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을 공유하며 2027년까지 양산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고객사 러브콜을 많이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와는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양산 계획은 삼성SDI보다 3년 늦은 2030년이 목표지만, 최대한 완성도 높은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이야기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저희가 양산 시점이 경쟁사보다 약간 늦을 수 있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며 "제대로 된 연구와 개발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여전히 매섭다는 분석이다. CATL과 BYD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대규모 생산 시설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 구축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견제하고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실제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최근 열린 '제7회 NGBS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라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 업체 위주로 공급망을 꾸리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