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실증 설비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공급, LNG 재액화 설비 등 특정 성능을 검증하는 데에만 국한돼 있던 반면, 신규 실증 설비는 선적·운항·하역 등 화물 운송의 모든 과정을 순차적으로 시연할 수 있다. 탄소 저감 기술이 적용된 화물 운영 시스템 전체 운용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에 구축된 실증 설비를 활용해 선박에 탑재될 친환경 설비를 사전 검증해 새롭게 개발된 선종과 친환경 기술의 안정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조선 기자재는 해상 환경 특성상 안전성, 내구성 등 높은 신뢰성과 국제 기준에 따른 엄격한 품질 기준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선주들은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을 선호해 후발 주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다”며 “친환경 선박 연료 탱크, 연료공급 시스템 등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첫 번째 실증 설비 검증 대상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다.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로 포집한 탄소를 액체로 만든 뒤 운반하는 선박이다. 산업 단지에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바닷속 탄소 저장고로 옮기는 운송 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CCUS는 조선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6차 기후변화 평가 종합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1.5도 증가에 머물기 위해서는 2100년까지 최대 1조2180억t의 탄소를 CCUS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계는 CCUS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미래 기후변화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외에도 오는 2026년까지 암모니아 운반선, 메탄올 추진선, 멀티가스 운반선,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선, 수소 운반선 등 미래 친환경 선박에 관한 기술 실증을 진행할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들 기술에 대한 신뢰성 확보 역시 중요한 상황”이라며 “자체 개발한 미래 기술의 안정성도 철저히 검증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