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축제

[K-축제] BTS 지민도 '찰칵'…파주 퍼스트가든, 사계절 내내 축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4-04-25 05:00:00

'벚꽃 엔딩' 아쉬움 달랠 튤립 '만개'

서울서 단 30분… 계절별 꽃·빛 향연

드라마 촬영·결혼식 장소로도 인기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석상 주위로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석상 주위로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완연한 봄이 시작되고 매화와 벚꽃이 순서대로 핀 뒤에는 튤립과 철쭉, 장미로 꽃의 행렬이 이어진다. 빨갛고 노란 꽃잎이 꽉 들어찬 튤립은 벚꽃 엔딩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이 무렵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은 형형색색 튤립으로 물든다. 밤이면 찬란한 조명이 '갬성' 자극이다.

2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사설 정원 퍼스트가든은 1년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서울문산고속도로 이용 시 서울 북서부 권역에서 차로 30분에 갈 수 있다. 서울과 인접한 덕분에 퍼스트가든으로 향하는 동안 아파트촌과 농공단지, 정원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이색 풍경을 선사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을 찾은 상춘객들이 고대 그리스풍 분수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을 찾은 상춘객들이 고대 그리스풍 분수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이국적 풍경에 그리스로마신화 주인공 된 듯

지난 19일 찾은 퍼스트가든은 초입부터 고대 그리스풍으로 꾸며진 건물이 시선을 끌었다. 새로 증축된 주차장도 도심에서 흔히 보이는 철골 건물이 아니라 정원과 톤을 맞춰 깔끔한 모습이었다.

면적은 주자창을 제외하고 약 6만6000㎡(2만평)로 평일에는 유치원이나 노인복지관 등 단체손님 위주로 하루 700~1000명이 찾는다. 주말에는 가족과 연인이 일 평균 3000명가량 발걸음을 한다.

풍경이 말해주듯 퍼스트가든은 고대 그리스 시절 정치·사회적 중심지 폴리스 중 하나로 알려진 도시 코린토스에서 착안했다. 개신교 신자에게는 성서에 나오는 '고린도'로 익숙하다. 코린토스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주무대이기도 해 신전 기둥과 같은 고대 건축물이 잘 남아있다. 퍼스트가든은 여기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측백나무 길을 접목했다.

그 때문에 전반적인 느낌이 상당히 이국적이다. 입구와 가까운 카페테리아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면 석상이 서 있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정원이 펼쳐졌다. 눈길을 약간 더 멀리 보내면 논밭과 조립식 건물, 아파트가 차례로 들어오며 그제야 이곳이 한국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정원을 뒤덮은 튤립은 각종 조형과 어우러져 서유럽 같은 인상도 줬다. 3월 말 4월 초가 벚꽃의 전성기라면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는 튤립의 시간이다. 메마른 경제신문 기자의 머리 속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꽃 투기 사건 '튤립 파동'이 먼저 떠올랐지만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연인들 앞에서 생각을 접었다.

튤립은 구근(알뿌리)식물로 겨울에 뿌리에 양분을 저장했다가 봄이 되면 꽃을 피운다. 흔히 노란색과 빨간색 꽃잎으로 유명하지만 분홍색이나 보라색, 연노랑 같은 색깔도 많이 볼 수 있다. 꽃잎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다른 꽃들과 달리 알이 꽉 찬 배추처럼 실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튤립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포근함이 느껴졌다.

퍼스트가든에는 노란색과 빨간색 튤립이 가장 많았다. 꽃말을 떠올리니 괜스레 구슬퍼졌다. 빨간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과 영원한 사랑'이다. 노란 튤립은 이와 정반대인 '헛된 사랑', 즉 짝사랑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남녀 간 사랑을 뜻할 수도 있겠만, 마치 영원한 짝사랑을 하듯 자녀를 키워내는 부모님의 마음으로 풀이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에 튤립이 피어 있다. [사진=성상영 기자]
◆1년 내내 축제장…알고 보니 결혼식·드라마 촬영 '맛집'

튤립이 지고 나면 백합과 원추리가 바통을 넘겨 받는다. 이어 5월에서 6월로 넘어갈 무렵 '봄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미가 다시 한 번 정원을 물들인다. 여름엔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이 불볕 더위를 식혀주고 가을엔 국화가 손님을 맞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물총 싸움을 하는 워터건 페스티벌과 맥주 축제도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정원이 계속해서 옷을 알아입는 덕에 퍼스트가든에는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엔 빛 축제가 열린다. 권혁만 퍼스트가든 마케팅 담당은 "오늘(19일) 같은 금요일엔 낮보다 밤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빛 축제가 한창인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이 야간 조명으로 장식된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퍼스트가든이 야간 조명으로 장식된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
가장 가깝게는 5월 5일 어린이날 축제가 예정됐다. 이날은 잔디광장에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예약 가능하며 뷔페 식사와 입장권을 연계 구매할 수 있다.

다채로운 축제도 볼거리이지만 퍼스트가든은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입소문을 탔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드라마 촬영팀이 입구에서 분주하게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세계적 K팝 스타인 BTS 지민도 촬영차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퍼스트가든은 결혼식 명소이기도 하다. 야외는 물론 날씨에 따라 실내에서도 예식이 가능하다. 예식에 사용한 생화를 재사용하지 않고 하객에게 나눠주는 점이 색달랐다. 권 담당은 "1년에 80~90쌍이 식을 올린다"면서 "성수기인 봄·가을에는 예약이 금새 차버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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