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산본·평촌)를 비롯해 오래된 도시들의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2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정부는 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진행할 '선도지구' 선정 기준 및 규모를 내달 공개할 계획이다.
노후계획도시는 택지개발사업·공공주택사업·산업단지 배후 주거단지 조성사업으로 조성된 이후 20년 이상 지났고, 인접·연접한 택지와 구도심·유휴부지를 포함해 면적이 100만㎡ 이상인 지역을 일컫는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중으로 1기 신도시별 선도지구 규모·기준 등을 발표하고 사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특별법에 따라 노후계획도시를 정비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국토부가 제시하는 기본방침에 따라 노후계획도시별로 10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후 시장·군수 등 지정권자가 공간구조 개선계획, 연차별 추진계획 등에 따라 특별정비계획을 세워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하고, 도시정비법 등 개별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다.
특별법에 따른 각종 혜택은 특별정비구역만 적용한다.
당초 베드타운 용도로 조성된 노후 신도시의 도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도시 차원의 공간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하지만 1개 아파트 단지를 기본단위로 하는 기존 재건축 사업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여러 단지를 묶어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한다. 이곳에 각종 특례를 부여해 통합 재건축 등 통합정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특별정비구역 내 주거단지들을 통합정비하면 안전진단을 면제받을 수 있다. 법적 상한 용적률도 제3종일반주거지역 기준 당초 300%에서 450%로 150%포인트 상향된다. 아울러 용도지역 변경도 가능하다.
국토부가 최근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통합정비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사업비 절감 효과 외에도 토지이용 효율성 제고 등 이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주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통합정비 본연의 장점에 특별법의 특례가 더해지면 기존에 사업성이 서로 다른 단지들도 통합정비에 참여할 명분이 강해질 것"이라며 "향후 사업계획 수립과 시행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장애요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도 출범한다. 이는 기본방침의 수립·변경, 국토부 장관이 승인하는 기본계획과 기본계획에 포함된 국가 지원사항 및 위원장이 상정한 안건 등을 심의하는 법정 기구다.
국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13명과 민간위원 16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법 시행일인 오는 27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제1차 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중 열릴 예정이다. 운영세칙과 그간의 노후계획도시 정비 정책의 추진경과 및 향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법 시행에 맞춰 노후계획도시정비지원기구(이하 지원기구)도 지정한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의 전 과정에 걸쳐 △관련 시책의 발굴 △제도발전을 위한 조사·연구 △기본방침·기본계획·특별정비계획의 수립 지원 △정비사업의 시행 및 운영·관리를 등을 지원한다.
지원기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 △한국부동산원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등 총 7곳이다.
LH는 노후계획도시 각 지자체가 수립하는 이주대책 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LH가 보유한 공공택지를 활용한 이주주택 공급 및 관련 제도개선 필요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HUG는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공공기여금 유동화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금융지원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LX공사도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의 정비사업 전·후를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한다.
그 외 지원기구도 기본방침과 기본계획 간 정합성 등 검토, 제도개선 사항, 선도지구의 지정과 관련한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한다.
국토부는 오는 27일 특별법 시행에 맞춰 특별위원회, 지원기구 등 추진 체계를 갖추고 구체적인 사업 추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최병길 국토부 도시정비기획준비단장은 "1기 신도시 지자체별 선도지구 선정 규모 및 기준 등을 다음 달에 공개하기 위해 지자체와 논의하고 있다"며 "선도지구는 지역별 주택공급 여건, 이주단지 공급계획 등을 보아 전세 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다수를 지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도시별로 총 정비대상 물량의 약 5~10% 수준에서 지자체와 선도지구의 규모·개수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선도지구의 선정 기준은 각 지자체가 여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표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선정 기준은 주민들의 의견 합치, 즉 동의율이 가장 중요하고, 그 외에 가구당 주차장 대수 등 주민 불편 정도와 도시기능 향상 가능성 차원에서 통합정비의 규모 등의 다양한 항목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 2027년 첫 착공, 2030년 입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에서 정부가 밀착 지원하고 추가적인 지원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