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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가스요금 인상 '브레이크'…3%대 물가상승 요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4-04-29 16:27:28

가스공사 미수금만 15조…정부 "현행 요금 적용"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이코노믹데일리] 민수용 가스요금 인상안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다음 달 1일부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에 관한 압박에 무게를 두면서 인상안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한국가스공사 측에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주택용 및 일반용 도매 공급 비용을 현행 요금으로 적용하라"고 알렸다. 가스공사 재무 위기를 고려하면 인상안이 불가피하다는 기본 방향에는 변함이 없지만, 물가 상승에 관한 정부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린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다음 달 1일 지연된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민수용을 포함한 가스요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매년 5월 1일이 공급비가 조정되는 날인 데다 원가 반영 시 업계는 10% 안팎 가스요금 인상을 관측했다.

작년 5월 가스요금이 인상됐지만 가스공사는 여전히 해외에서 들여온 액화천연가스(LNG)를 원가의 80% 선에서 국내에 공급 중이다.

가스공사가 본 손해는 회계 장부에 '미수금' 항목으로 쌓이는데, 작년 말 기준 해당 금액은 15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물가 상승 추세가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결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연속으로 3.1%를 유지했다.

특히 이달 들어 물가상승률은 전월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고 과일·채소류 가격불안이 이어진 탓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원/달러 환율 1400원 안팎, 국제 유가 배럴당 90달러가량인 현재의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 기업 원가가 3% 가까이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최근 내다봤다.

정부는 또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밝히면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제시했다. 이 역시 5월 가스요금 인상 결정에 부담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더 심화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원칙적으로 1년에 한 번 가스 공급비를 조정하는 시기가 지났어도 향후 필요한 시기에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2024년 공급비를 동결한다는 것이 아니라 별도 승인이 있을 때까지 현재 가격을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더 검토해 필요하면 별도의 승인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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