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업황 회복으로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업턴(상승국면)이 왔다고 마냥 안도할 일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반도체 업황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좋아진 현상도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미세화 과정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생각하고, 공급을 늘리려면 라인을 더 건설하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기술로 해결이 안 되고 캐펙스(시설투자)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계속 부딪힌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캐펙스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최 회장은 보조금이 해외 투자의 직접적인 유인책이 되는지를 묻자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것은 시스템이 안 돼 있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본 사람이고, 모여서 같이 인사하고 밥 먹고 나오다 보니 회사 연감에 사인해서 주더라"며 "자기네 제품이 빨리 나오게 우리 연구개발(R&D)을 빨리 서두르라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끈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25대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오는 2027년 3월까지 3년간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최 회장은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더 매진해서 올해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기를 기대한다"며 "올해는 더 집중해서 국민이 바라는 형태의 경제계가 되고 가능한 한 사회에 많이 이바지하는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최 회장은 "반기업 정서를 개선해 '나도 경제 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제가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