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전남 목포의 연산동의 한 조선소에선 산소절단기로 폐선박을 해체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올해 국내 조선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노동자는 이 사고로 14명이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명이던 전국 조선소 중대 재해 사망자의 네 배를 넘는 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망 원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8년 발간한 ‘조선업 중대재해 사례집’에 따르면 2008~2017년 10년간 발생한 조선업 사망사고 원인 1위는 ‘떨어짐(추락)’이었다. 전체 중대재해 253건 중 약 72건이었고, 다음으로 ‘물체에 맞음’(37건), ‘끼임’(29건)이 많았다. 폭발(14건)과 화재(16건)는 약 11.9%로 비중이 적었다.
과거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유형과 달리 올해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총 10건의 중대사고 중 4건의 사고 원인이 ‘폭발’이었다.
지난 1월 한화오션 소속 노동자가 폭발 사고로 사망했고 최근 발생한 목포 조선소에서 사망자를 낸 사고도 폭발이 원인이 됐다. 특히 폭발 사고는 다수의 인명피해를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4월 초석HD와 지난달 대선조선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각각 3명과 2명의 사망자를 냈다.
폭발에 이어 깔림 사고도 3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2월 HSG성동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에서 깔림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금강중공업에선 깔림 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
이 밖에 지난 1월과 5월 각각 한화오션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선 익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생겼고 삼성중공업에선 추락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선 올해 들어 폭발 사고가 빈발한 데 조선업계 초호황으로 늘어난 작업량을 꼽았다. 조선소 현장 작업자들도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납기일을 맞추려고 서로 다른 작업을 동시에 하는 ‘혼재 작업’을 실시한 게 폭발 사고를 유발했다고 봤다.
중대재해 사례집은 폭발·화재와 관련해 도장(페인트) 작업을 하면서 충분히 환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현재 산업안전공단은 도장 작업을 할 때 인화성 증기를 밖으로 빼내는 배기 장치를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
김경택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협소한 공간에 작업자들이 투입되기 전에 가스 농도 측정 같은 것이 이뤄졌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작업 물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안전 조치를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물량 쳐내기에 바쁜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