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노동자가 조선소에 대거 투입되면서 안전 사고가 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 자체가 위험한 중후장대 산업에서는 의사소통을 통해 손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외국인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조선업 현장에 투입된 인력 1만4359명의 85.9%에 달하는 1만2339명이 외국인이다. 이 중에서도 전문인력(E-7)과 저숙련인력(E-9) 비자 소지자는 각각 6966명, 5373명이다. E-9 비자는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에 발급되는 비자다.
E-7 비자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한 87개 직종에서 전문적인 지식·기술·기능을 가진 외국 인력에 부여된다. 조선 용접공으로 E-7 비자를 받으려면 중급 이상 조선 용접공 자격증을 취득한 뒤 2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그 중에서도 숙련기능인력(E-7-4)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조선업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정부는 숙련기능인력 쿼터를 대폭 풀었다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숙련기능인력을 기존 5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E-9 인력으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기술이나 능력이 검증되면 E-7-4 비자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 조선소 하청업체에 충원되는 인력도 외국인이 많다. 한화오션은 지난 21일 기업설명회(IR)에서 "지난해 기준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약 2300명이었다"며 "올해 하청업체를 통해 500명 정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는 현재 7000명 수준이고 올해 3000명 정도 충원된다.
박재영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작업 중 쓰이는 전문 용어도 현장에서는 변형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내국인도 못 알아 듣는다"며 "한국 사람끼리도 작업 중 소통이 안 돼 안전사고가 나는데 한국어가 안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일할 경우 사고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에 맞춰 안전 교육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영어, 네팔, 미얀마 등 다국어로 안전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한국어 수업도 지원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