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까지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한 배경에는 가정 부문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줄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지난 10일 일본 도쿄무역관이 올린 ‘일본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 동향’에 따르면 도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발맞춰 2030년까지 도쿄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0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가정 부문에서 CO₂ 배출량 감소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쿄는 2021년 도시내 도시내 CO₂ 총배출량이 2000년 대비 10.4% 줄었다고 발표했다. 산업·업무 부문에서 6.1% 줄었고, 운수 부문에서는 50%나 감소했다. 반면 가정 부문은 오히려 34.8% 증가했다. 이는 도시 인구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다른 지역에서 도쿄로 전입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도쿄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이유로 인구가 밀집한 도쿄에서 가정 부문의 CO₂ 배출량 감축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도쿄는 2050년까지 기존 주택의 70%를 재건축하고 모든 신축 건물 주택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친환경 전력의 생산은 늘리고, 송전 설비 비용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도쿄가 단독주택을 포함한 신축 건물의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한 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는 2023년부터 제도 도입을 검토해 2025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비슷하게 사가미하라시는 2027년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바현 마츠도시와 나가노현은 올해부터 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에 대한 검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수입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유행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갑작스런 공급 중단을 막기 위해 일본 내에서는 자국내에서 연료 공급을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축소 문제에 직면한 지방에서는 재생에너지 도입이 더욱 시급, 재생에너지 설비 중 보급이 가장 용이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가 일본 전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