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14.3기가와트(GW)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5메가와트(㎿)급 발전기 2860여대 규모다.
한국전력공사는 해상풍력 발전기 1기당 설치 비용을 86억원으로 추정했다. 단순 계산으로 2030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선 총 설치 비용에만 24조5960억원을 써야 한다. 부대 비용까지 포함하면 필요한 액수는 이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부에서 해상풍력 발전에 힘을 주는 이유는 태양광보다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발전기의 이용률은 약 40~50% 수준이다. 24시간 중 12시간은 발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 태양광은 17%, 육상 풍력은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경우 이미 해상풍력을 차세대 주력 에너지원으로 낙점하고 내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5.6GW로 늘릴 계획이다.올해는 2.1GW를 확보한 상태다.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60%까지 끌어 올리는 데 상당수를 해상풍력이 차지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발전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올해 초 해저케이블 설비 증설에 각각 약 1조원을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GS엔텍은 지난 9일 주력 사업을 하부구조물 제조업으로 변경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알렸다.
다만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중국의 추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설치한 해상풍력 누적 설비 용량은 31.8GW로 이미 2030년 국내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또 중국산 해상풍력 발전기의 가격은 국산 대비 30%가량 저렴한 걸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엔 중국 업체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남 낙월해상풍력 발전 단지 사업에 참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중국산 공세에 맞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의 경우 이미 국내 시장이 중국산에 잠식당하며 국내 업체들이 철수하는 상황"이라며 "해상풍력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 참여 요건을 강화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