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 단가가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수출 단가가 전년 동월 대비 13.9%나 내려가며 통계가 나온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은 올해 들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중국산 제품 수출 단가는 전년 대비 평균 10.2% 떨어졌는데 이는 미국(-1.7%), 일본(-4.3%) 등 주요국의 하락폭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물량은 8.7% 증가했다.
한국은 달러화 강세에도 수출 단가가 0.1%밖에 떨어지지 않아 중국은 물론 주요국보다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국의 저가 수출이 한국 기업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해상 물동량이 증가해 운임이 상승하고 선복(선박 적재 용량) 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항공 운송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품목은 수출 물량 89%를 해운에 의존하는 상태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풍부한 광물 자원 기반의 수직계열화와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의 수출 단가 인하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주요국의 대(對) 중국 견제 조치 속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우리가 기술 우위를 점한 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