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기업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25일 밝혔다.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는 25년 만의 일이다. 상속세는 2000년 명목 최고 세율을 45%에서 50%로 높이고 최고 세율 적용 과세표준을 5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춘 이후 개편된 적이 없다. 현행 상속세제는 상속재산 5억원까지 일괄공제 해주고, 남은 재산에 대해 1억원 이하 10%, 1억원 초과~5억원 이상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상 3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또 10억원 초과부터 30억원까지는 40%, 30억원을 초과할 경우엔 50% 세율을 매겼다.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라 30억원 초과 고액 자산가는 10억~30억원 구간과 동일한 40%의 상속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실제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서도 상속세 최대 주주 할증폐지 등 세제 지원을 통해 자본시장을 선진화하고 기업 ‘밸류업’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할증평가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상속세율은 60%로 일본 55%보다도 높았는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상속세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상속세율이 과하게 높아 최대 주주들이 기업가치를 너무 높이면 상속세를 많이 내야 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이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상속세율 인하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상속세가 다른 나라보다 과도하다 보니 지배주주들이 승계 과정에서 일반 주주 수탈이나 일감 몰아주기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도 “다만 상속세율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일반 주주가 최대 주주와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상법”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상속세율 인하가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상속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은 2022년 기준 955명으로 1000명이 안 된다. 특히 최대 주주 할증평가를 적용받아 최고치인 60% 적용을 받은 사람은 주로 이재용(삼성), 정의선(현대), 최태원(SK), 구광모(LG) 등 대기업 오너 일가 정도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에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이 1000명 정도라는 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라보긴 힘들다”며 “세수가 굉장히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