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인공지능(AI)용 메모리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4억50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6900억원) 규모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투자하는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보조금 예비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AI 메모리 제품을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38억7000만 달러(5조3300억원)를 투자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약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퍼듀대 등 현지 연구 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협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번 보조금 결정은 미국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에 근거한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는 기업에 5년 동안 총 520억 달러(72조원)의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인텔(85억 달러)·삼성전자(64억 달러)·TSMC(66억 달러) 등이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와 관련해 64억 달러(8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 달러(23조4000억원)에서 440억 달러(60조5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며 보조금 지원에 화답했다.
투자 계획 대비 보조금 규모로는 SK하이닉스가 11.6%로 TSMC(10.2%), 인텔(8.5%)보다 높다. 삼성전자의 투자금 중 보조금 비중은 14.2%로 경쟁사보다 크다. 다만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별도의 대출 지원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