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최대 낸드플래시 연례행사인 '플래시메모리서밋(FMS) 2024'에 참가한다. 이 자리에서 낸드 뿐 아니라 HBM, 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차세대 D램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FMS는 지난해까지 낸드 기업들이 주로 참여하는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행사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올해부터 D램을 포함한 메모리, 스토리지 전 영역으로 분야를 확대했다. 앞으로 행사명도 기존 '플래시메모리서밋'에서 '미래 메모리 및 저장장치(Future Memory and Storage)'로 바꾸기로 했다.
양사가 이번 행사에 방점을 둔 기술은 바로 CXL이다. 삼성전자는 CXL 3.1 메모리 모듈과 CXL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모리 제품 CMM-D(CXL 메모리 모듈-D램), CMM-B(박스), CMM-H(하이브리드)를 공개한다. SK하이닉스는 CXL에 연산 기능을 통합한 '컴퓨테이셔널 메모리 솔루션 2.0(CMS 2.0)' 제품을 전시한다.
CXL은 말 그대로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D램의 일종인 'CMM-D'를 기반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시스템 용량을 대폭 확장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을 데이터들이 빠르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고속도로에 비유한다면, CXL는 여러 개의 도로를 추가로 만들어서 전체 도로를 확장한다는 개념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XL은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 시대에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데이터센터에서 저장 공간을 늘리기 위해 별도의 서버를 증설해야 했다면 CXL D램을 사용할 경우 서버 1대당 메모리 용량을 약 10배 정도 늘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CXL 시장이 2028년에 본격 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는 CXL 시장 규모를 2022년 1700만 달러(약 234억원)에서 2028년 158억 달러(22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현재는 HBM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필수재가 될 CXL 시장 선점에도 열을 올릴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넥스트 HBM' 시대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HBM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XL을 통해 HBM 시장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세운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업계를 선도해 왔다. 하반기 내로 256기가바이트(GB) CMM-D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CXL 시대를 대비해 CXL 기반 96GB, 128GB 용량의 D램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