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의 빌라·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를 사들여 공공주택으로 사들여 전·월세로 공급하기로 했다. 도심 내 신축 소형 아파트에 6년간 전·월세로 살다가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축 매입주택도 5만호를 공급해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수요를 해소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8일 오후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수도권 공공 신축매입을 11만호 이상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매입 신청접수 물량이 7만7000호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4만호 가까이 추가 확보한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은 침체된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신축 주택을 매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기축이 아닌 신축매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1~2년이면 완공 후 입주가 가능하고 신축매입이 주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지 않고 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LH의 매입 약정체결 기간은 7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고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세제 혜택과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신축매입 활성화 지원 3종 세트'를 시행한다.
우선 민간법인이 공공 신축매입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해 멸실 목적으로 노후 오피스텔 등을 취득하면 기본세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축매입임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특약보증에 가입할 때 총사업비 90%까지 농협·우리은행 등 1금융권에서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건설원가 상승을 고려해 정부지원단가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소 6년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 주택' 제도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2026년부터 입주 가능한 도심 내 신축 아파트 등 주택을 공급한다.
분양전환형 임대주택은 매입임대 중 입지와 구조가 좋은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로 최소 6년 후 임차인에게 우선 매각하는 제도다.
분양전환을 희망하지 않으면 전세형은 추가로 2년, 월세형은 추가로 4년 더 임대 거주할 수 있다.
입주 및 분양전환 시점에도 주택도시기금에서 저리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공공 신축매입 11만호 중 최소 5만호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으로 공급하고,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60~85㎡의 중형평형 위주로 매입할 방침이다.
공급대상은 무주택 중산층 실수요자로, 세부 입주기준은 공급유형에 따라 추후 별도로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분양전환은 뉴:홈 선택형 기준을 준용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 자산 3억6200만원 이하로 한정한다.
침체한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한 각종 세제·청약 지원방안도 내놨다.
비아파트 1호만으로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6년 단기 등록임대 제도를 도입한다. 1주택자가 소형주택을 사들여 6년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세대 1주택자로 특례를 적용한다. 공유주택 등 임대형 기숙사도 앞으로는 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생애 최초로 다가구, 연립·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을 구매한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 한도를 300만원으로 확대한다. 빌라 등 비아파트를 보유했더라도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를 85㎡(수도권 5억원·지방 3억원) 이하로 확대한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개발하는 '뉴:빌리지' 사업은 2029년까지 주택 5만호 공급이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주차장 등 아파트 수준의 편의시설을 지을 수 있게 지원하고, 공모에 선정된 경우 국비를 5년간 최대 150억원을 지원한다. 든든전세주택 등 비아파트 공공임대주택은 1만6000호를 추가 공급한다.
전세 임대는 임차인이 직접 원하는 주택을 구하는 방식 외에도 임대인 모집공고를 통해 즉시 입주 가능한 주택을 확보해 1만호의 물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도권 물량은 약 6000호다. 이 경우 중개수수료와 도배·장판 비용 등 재정지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 보증금은 입주자 부담 20% 외에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