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의 올 1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의 매출은 상위 10개 종합반도체 기업(IDM) 매출 중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전 세계 상위 10개 IDM 업체 순위'를 보면 올해 1분기 IDM 중 1위(매출 기준)는 148억7300만 달러(약 20조2987억원)의 매출을 낸 삼성전자였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78.8% 상승한 수치다. 2위는 121억3900만 달러인 인텔이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90억7400만 달러로 3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3%나 매출이 늘어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 뒤를 마이크론(58억2400만 달러)이 이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증가를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주요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다. 현재 HBM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처음으로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후속 제품인 HBM3E 12단도 올 3분기에 양산해 4분기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월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5월부터 HBM3E 12단 샘플 공급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성능 검증인 퀄테스트 통과를 앞두고 있다. 테스트가 통과되면 3분기 HBM3E 8단, 4분기 HBM3E 12단 양산을 계획 중이다.
IDC는 HBM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헬렌 치앙 아시아·태평양 반도체 연구 책임자는 "지난 1분기 순위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트렌드를 보여줬다"며 "디바이스 시장의 안정화와 데이터센터의 AI 학습 및 추론 수요에 힘입어 메모리 애플리케이션과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면서 기존 메모리보다 4~5배 비싼 HBM 수요 증가가 전체 메모리 시장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IDC는 "데이터센터와 디바이스 시장에서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메모리는 하반기에도 IDM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