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일 한양학원과 재단 산하 회사인 백남관광·에이치비디씨가 한양증권 지분을 인수할 우선협상 대상자로 사모펀드 KCGI를 선정했다.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패션 기업 LF가 낙점됐다.
매매 대상 주식은 보통주 376만6973주로 지분율은 29.6%를 차지한다. 매매 대금은 주당 6만5000원으로 총 2448억5324만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한양증권 매각 입찰에 KCGI, 케이엘앤파트너스-HXD화성개발, 케이프투자증권, LF그룹이 입찰제안서(LOI)를 제출하며 5파전을 벌였다. 5주간 독점적 협상권을 갖는 KCGI는 실사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모펀드인 KCGI는 강성부 애널리스트가 지난 2018년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KCGI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 승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확보 등을 추구하며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1월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한 후 1년7개월 만에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과 금융감독원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2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KCGI의 연결기준 총자산은 939억원으로 자산의 2배가 넘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 통과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당시 당국의 승인을 통과한 만큼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한양학원이 주관사 없이 한양증권 매각 공식화한지 3주 만에 우선협상 대상자를 공개하면서 매각 입찰이 급하게 추진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의 지분을 KCGI에 넘겼다가 '파킹 거래(경영권 매각하는 것처럼 위장하다 일정 기간 후 되찾아오는 계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매각 후에도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이 각각 4.99% 4.05% 지분이 유지돼 2대 주주로 남기 때문이다.
KCGI는 "한양증권의 안정성 및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를 바탕으로 KCGI, KCGI자산운용, KCGI대체투자운용과의 시너지(상호 성장 효과)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후 지난 1년간 단 한 명의 인위적 구조 조정이 없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한양증권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