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은 한 주간 0.63%나 뛰며 10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도 상승 폭을 키워 서울 아파트 시장 열기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32% 올랐다. 21주 연속 상승세다.
최근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30%→0.28%→0.26%'로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었으나 이번 주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통상 8월 둘째 주는 여름 휴가철 비수기인 데다 정부가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은 직후였는데도 서울 아파트값은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지되고 있다'면서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물 가격이 상승하고, 추격 매수세가 지속돼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도 이른바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대단지를 위주로 성동구(0.63%) 아파트값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3년 9월 셋째 주(0.6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성동구 아파트값은 7주 연속 매주 0.5% 이상씩 올랐다.
성동구 다음으로는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구(0.58%), 서초구(0.57%), 강남구(0.46%)의 상승률이 높았다.
광진구(0.45%), 동작구(0.41%), 마포구(0.39%), 강동구(0.37%), 용산구(0.36%), 영등포구(0.36%)도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0.10%→0.16%)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상승 폭이 커졌고, 경기(0.11%→0.10%)는 소폭 줄었으나 상승세를 유지했다.
경기 지역에선 망월·신장동 신축 위주로 하남시(0.43%)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성남 수정구(0.39%)와 과천시(0.33%)도 상승했다.
이런 영향으로 이번 주 수도권(0.16%→0.18%)의 아파트값 상승 폭도 커졌다.
반면 지방(-0.02%→-0.02%) 아파트값의 하락 폭은 유지돼 수도권과 온도차가 뚜렷하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0.11%)와 제주(-0.06%), 광주(-0.05%), 부산(-0.03%) 등이 하락했다.
전국 기준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08%로 집계됐다.
전세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지난주 0.17%에서 이번 주 0.19%로 확대됐다.
'8·8 대책'에서 정부는 서울의 비(非)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공공이 빌라를 무제한 매입해 전월세로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놨으나 아파트 선호에 따라 전셋값 강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은 "거주 선호도가 높은 신축,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대기수요도 지속되는 등 서울 전체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다만 지난주 서울 25개구 전체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던 것과 달리 이번 주에는 강동구 전셋값이 전주보다 0.06%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은 0.14%를 유지했다.
지방 전셋값 상승률은 0.0%를 기록해 지난 5월 넷째 주 이후 12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