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큐익스프레스, 구영배 이름 지우기 가능할까

[이코노믹데일리] 큐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사모펀드 등 큐익스프레스의 재무투자자(FI)가 대거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구영배 대표와 큐텐그룹 측의 지배 지분이 희석돼 자체적 독립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큐텐 사명이 가진 시장의 부정적 이미지와 추락한 신뢰도 등 구영배의 꼬리표를 떼고 완전한 독립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큐익스프레스 FI들은 보유한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 등을 대거 보통주로 바꿔 경영권을 큐텐그룹에서 인수하고, 회사 정상화 계획을 본격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의 대표 회사인 ‘큐텐’과 구 대표가 각각 지분 약 66%와 2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FI들이 권리를 행사해 주식 전환을 하면 구 대표 측은 지분이 수%대로 희석돼 소수 주주가 된다.
 
큐익스프레스의 FI로는 국내 사모펀드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와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 외국계 펀드인 코스톤아시아 등이 있다.
 
FI들은 이르면 이달 말 주식 전환을 완료하고 사업을 회복시킨 뒤 국내외에서 새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을 예정이다.
 
큐익스프레스는 SI가 확정되면 회사 사명(브랜드)을 바꾸는 안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그룹의 자취를 완전히 지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큐익스프레스는 앞서 지난달 26일 구영배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새 CEO로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큐익스프레스는 각종 물품을 국제 수송하는 B2B(기업대상) 서비스가 주업으로 직원 1000명 안팎의 규모다. 대다수의 인력은 싱가포르·일본·한국에 있다.
 
큐익스프레스의 큐텐 계열사 크로스보더 물량은 전체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그룹과 관계를 끊어도 기존 확보해 놓은 고객 덕에 독자 생존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큐익스프레스가 큐텐그룹과 티메프(티몬+위메프)와의 안전 이별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큐익스프레스에 대한 고발을 진행한 김민석 강서구의원은 “큐익스프레스를 상장시키기 위해 구영배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그리고 관련 계열 업체에 무리하게 자금을 사용해 사태를 키웠다”며 “큐익스프레스는 이번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구영배 대표이사를 사퇴시키고 다른 인물로 내세우는 꼬리 짜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큐익스프레스는 판매 대금은 정산하지 않은 채 직원들의 급여는 챙겨갔다”며 “티메프의 자금이 큐익스프레스로 흘러갔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