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469억원)보다 1.6%(198억원) 성장했다. 그중 2분기 순이익은 84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749억원)보다 47.0% 증가했다.
이석용 행장 취임 1년 차였던 지난해 총순이익은 1조7783억원이었다. 남은 하반기에도 우상향을 그릴 경우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게 가능해진다.
동시에 농협은행의 역대 최대 성적표도 기대해 볼 만하다. 농협은행은 지난 2022년 권준학 전 행장 시절 1조7972억원의 실적을 거두면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당시 농협금융지주 순이익 가운데 농협은행의 비중이 70.7%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189억원 차이로 역대급 실적 경신을 놓쳤는데, 올해 들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자 다시 기대감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또 오는 연말 이 행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점도 관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적은 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과당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지주에서 공들이고 있는 디지털 전환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최근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NH올원뱅크 금융상품몰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일부 상품만 가입 가능했는데 보험과 신탁, 퇴직연금 등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전 상품으로 가입을 확대한 것이다. 이런 고도화로 출시 7년 만인 지난해 11월 가입 고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만 세 차례 금융 사고가 터지면서 연임 여부에 변수도 있다. 이 중 2건은 이 행장 임기 동안 발생해서다. 또 올해 3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한 강호동 회장이 내부 통제 및 관리 책임 강화를 강조하면서 행장 교체에 나설 수도 있다. 관리 책임 강화 방안에는 중대 사고 관련 계열사의 대표는 연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문한 모범 관행에 따라 다음 달부터 인선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통상 은행장들은 2+1년 임기가 주어져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