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관계자는 “해외 영업 조직 강화와 기술 개발 및 생산 시설 투자 등을 통해 함정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함정 MRO 사업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함정 사업에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22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 최대 함대인 제7함대의 MRO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사업은 7함대에 소속된 4만t급 보급선을 개조하는 프로젝트다. 이르면 이번 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7함대는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 중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함대로, 일본 요코스카 해군 시설에 본부를 둔 해외 주둔군 부대다.
프로젝트 입찰을 위해 한화오션은 지난달 22일 HD현대에 이어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향후 5년간 미 해군 함정에 대한 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미국 해군은 MSRA를 체결한 조선 업체만 함정 정비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오션은 MSRA를 체결하고 바로 해당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실적 발표회에서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MRO 프로젝트 중 하나에 입찰했으며, 8월 중순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보다 앞선 지난달 11일 국내 업체 가운데는 처음으로 MSRA를 체결했지만 이번 입찰에는 수익성 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계약 금액은 수백억원대로, 상선 건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도크 운영 일정과 수익성을 생각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올해까지는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HD현대와 달리 비교적 작은 프로젝트임에도 한화오션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선 이유는 이번에 MRO 사업을 수주할 경우 미국 본토에 있는 군함 MRO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MRO 사업을 통해 군함 정비 실적을 쌓으면서 향후 군함 수주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연간 약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함정 MRO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당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존스법에 따라 미국 본토에 있는 제2~4함대의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하려면 현지 조선소가 필요하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군 MRO 사업의 경우 함정정비협약을 획득한 조선사들이 슬롯(선박을 건조하는 공간)을 가지고 입찰 경쟁하는 방식으로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라며 “지원함과 전투함 구분 없이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기회가 오면 바로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