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중 코리아밸류업지수를 발표한다. 거래소는 지난 2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과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뒤 후속 조치로 추진해 왔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수익성이나 시장 평가가 양호한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개선 기대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기업 선별 기준은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수익률 등 주주 환원 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 등 자본 효율성 △당기순이익·영업현금흐름 등 수익성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종합해 산출한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해 시장 평가와 투자 판단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는데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래소는 해당 지수로 편입된 기업들에 투자가 증가하면서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독려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9월 중 코리아밸류업지수 발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도 이날 "9월 발표 예정인 코리아밸류업지수 개발도 차질 없이 준비해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서 공개했듯이 코리아밸류업지수는 3분기 중 발표 예정이어서 9월 중 출시되는 건 맞다"며 "지수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코리아밸류업지수 개발 및 운용 경과에 따라서 지수 포함 기업에 대한 연기금 등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투자 확대 및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시장의 평가 개선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코리아밸류업지수에 금융과 자동차 종목이 포함될 것이라 전망하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금융과 자동자 종목이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주주환원율을 근거로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현대차 △기아 △S-Oil △에스원 △포스코인터내셔널 △제일기획 △메리츠금융 △하나금융 △키움증권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금융·지주사 주가 흐름이 좋다"며 "지난달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로 형성될 금융투자 자금 규모, 연기금 참여 여부가 결정적으로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라며 "실제 지수 포함 여부가 종목 주가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발표되고 해당 기업으로 수급이 몰려 주가 상승 기대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다만 일본의 밸류업지수(JPX Prime 150) 사례를 볼 때 수익률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말하기 어렵고,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코리아밸류업지수 실효성에 의문을 보이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인센티브도 없고 대다수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도 못한 상황에서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이미 주가가 높아져 기업가치 제고에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래소는 코리아밸류업지수 공개 후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에 참고할 수 있도록 지수를 연계한 ETF를 4분기 중 상장할 계획이다. 또 내년 5월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우수 기업에 표창도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