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부진했던 화장품 사업이 살아나면서 애경산업이 웃음 짓고 있다.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 색조 브랜드가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성공하면서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이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경산업이 화장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인수한 기초 화장품 브랜드 ‘원씽’이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든든한 매출을 담당하던 생활용품 사업의 실적이 뒤쳐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국내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도 3년 간 7%에 머무르며 성장이 정체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애경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1736억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하며 지난 202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731억원, 영업이익은 29.1% 증가한 12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사업 역량 확대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1006억원, 영업이익은 27.7% 감소한 5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디지털 채널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브랜드 투자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애경산업은 상반기 선방한 실적을 냈다. 화장품 사업이 국내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전사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27억원,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6.1% 증가했다.
화장품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내 매출이 안정화한 덕분이다. 동시에 일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의 대표 브랜드는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등이 있다.
중국에서는 고객 타깃층을 확대하면서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애경산업의 일본 매출은 올 상반기 회사 내부 기준으로 전년보다 4배 성장했다. 현재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국내가 33%, 수출이 67%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애경산업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화장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37년 만에 기초 화장품 자회사 ‘원씽’을 인수했지만 1년 만에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원씽은 어성초·인진쑥 추출물을 원료로 한 스킨케어에 강점을 가진 기초 화장품 회사로, 애경산업이 2022년 인수했다. 원씽 매출액은 2022년 89억원에서 지난해 98억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5억원에서 마이너스(-) 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원씽과 시너지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원씽에 운영을 일임해왔지만 올해는 원씽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애경산업과 제품개발과 마케팅, 영업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생활용품 사업의 실적 부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상반기 생활용품 매출은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하며 15% 감소했다. 최근 3년간 국내 생활용품 시장 내 애경산업의 점유율은 7%로 한 자리에 머물러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생활용품 국내 시장은 전형적인 성숙시장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하지만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국가로 수출하며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