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기반시설 및 조경 공사가 중단되면서 준공승인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 시내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입주가 지연되는 경우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가 위축되는 등 전반적으로 후폭풍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기반시설 및 조경공사를 맡은 시공사 동남공영, 중앙건설, 장원조경 등 3곳은 지난 19일 공사를 중단했다.
이들 세 시공사 조합 측에 320억원 상당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지만 조합 대의원회는 이를 거부하고 자체검증을 통해 공사비 증액분을 17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여 제시했다. 시공사들은 이 같은 조합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사 중단으로 준공승인이나 임시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 입주 일정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는 환경영향평가 통과 당시 강동대로와 맞닿는 3단지 일대 방음벽을 18m에서 8m로 낮추고 단지 내 도로에 저소음 포장을 실시하는 것을 입주 사용승인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현재 이를 위한 저소음 포장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시공단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오는 11월27일부터 2025년 3월31일까지 입주하는 일정을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예정자들에게 안내한 상태다.
입주가 더 지연되는 경우 서울 시내 매매·전세 공급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둔촌주공 재건축은 희귀한 대규모 신축 공급이기 때문에 한동안 거래가 위축되거나 매수 결정을 미루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2032세대로 구성된 재건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도 4786채에 달한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지난 2017년 7월 이주가 이뤄졌다.
둔촌주공은 앞서 2022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조합의 설계 변경 요구가 맞물려 시공단의 공사비 증액 요구를 조합이 거부하며 공사가 6개월 간 중단된 바 있다.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 강동구청은 준공 승인 관련해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시공사와 조합 간 중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사비에 대해 추가 검증을 거치는 등 후속조치가 결정된 바 없고 지켜보는 중"이라며 "시공사와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기반시설 시공을 맡은 업체들은 구청, 교육청 등 여러 유관기관 협의를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무리한 수준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입주가 지연되면 입주예정자들의 월세금, 이사 일정 조정 등 추가 비용이 커지고 조합에 대한 불만이 폭주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조합이 양보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리라고 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