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산업의 최일선에 있었던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그리고 과학기술인으로서 현장 경험을 살려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히며 AI 기술패권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나아갈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민간 AI 전문가 출신답게 그의 발언은 ‘AI 3대 강국 도약’, ‘R&D 혁신’, ‘인재 양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책 의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배 후보자는 현재를 ‘첨단 과학기술과 AI가 열어가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분기점’으로 규정하고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만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행복을 담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AI는 모든 영역에 융합되면서 우리 경제와 사회 효율을 높이고 난제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진단하며 인프라와 데이터, 인재를 결합한 국가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AI 3대 강국 도약’을 내걸었다. 그는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조속한 구축과 첨단 GPU 확보를 통해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민간의 AI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 마련도 예고했다.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각 지역과 전 산업 분야의 AI 전환(AX)을 적극 지원해 소멸 위기 지역과 성장 정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와 학습용 데이터 활용 촉진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두 번째 핵심 축은 ‘R&D 투자가 성장으로 선순환되는 혁신 생태계 복원’이다. 배 후보자는 “충분한 규모의 R&D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R&D 투자 체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다양성과 예측 가능성이 보장되는 기초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R&D 관리 체계를 연구자 중심으로 개편하며 민간 전문가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개방형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특히 기초과학 분야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양자,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에 과감히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AI·과학기술 인재강국’ 실현을 위한 촘촘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가 단절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생애 전주기를 지원하겠다”며 “해외 우수인재를 국내에 적극 유치하고 우리나라 인재는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출연연을 비롯한 과학기술인의 처우 개선과 사기 진작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배 후보자의 발언은 AI와 AX를 20여 차례 언급할 만큼 ‘AI 중심의 국가 혁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술과 산업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그의 정책 구상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국가 성장 전략으로서 향후 과기정통부가 펼쳐나갈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