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국내 방송 산업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는 합병에 모두 찬성하며 양사 간 본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는 여전히 합병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는 최근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위한 합의안을 최종적으로 도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합의를 완료하면서 웨이브는 SK스퀘어가 약 40.5%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지상파 3사가 각 19.8%씩 나누어 갖고 있다. 한편 티빙의 주요 주주는 CJ ENM(49%)과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13.5%)이다.
KT는 합병에 따른 자사 IPTV 사업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찬성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IPTV와 OTT 시장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KT가 이 합병으로 인한 자사 사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찬성이 합병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KT가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티빙과 웨이브는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합병의 구체적인 비율과 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약 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아직 IPO가 실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웨이브는 올해 11월까지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상환 부담을 안고 있다. 양사는 합병 시 일부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데 합의했으나 상환 비율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남아 있다. 웨이브는 SK스퀘어와 지상파 방송 3사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자본 조달을 이어가고 있으며 본계약 체결 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도 받아야 한다.
이번 티빙-웨이브 합병은 국내 OTT 시장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두 플랫폼은 강력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을 갖추게 되며 국내외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T의 IPTV 사업 및 OTT와의 중복 투자에 대한 내부 고민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CJ ENM과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KT의 최종 결정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업계는 합병이 국내 OTT 시장의 지형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