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KFI타워에서 '미국 신(新)정부 출범, 한국 경제 준비되었는가 - 역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묻는다' 좌담회를 진행했다. 행사에선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의 한미 관계 미래와 미국의 대중국 정책,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우리나라 기업의 대응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좌담회에는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유명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김종훈 전 국회의원 등 역대 통상교섭본부장 4명이 참석했다.
개회사에 나선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이 우리는 물론 전 세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경제계는 새롭게 구성될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와 통상정책 기조, 정책 방향에 대해 냉정한 전망과 정교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주제 발표에 나선 여 선임연구원은 미 현지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현지 반응을 전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폭풍전야 상태이며 여러 가지 반응이 오가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적자 축소와 제조업 부흥, 미중 패권 경쟁 우위 확보라는 3대 목표 아래 관세와 통상정책을 바탕으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창한 '보편관세'에 대해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으로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까지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했다.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도 타격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유 교수는 "지난 8년간 트럼프와 바이든 정권을 거쳤지만, 관세나 대중국 견제에 대한 미국 무역 정책의 기조가 바뀌진 않았다"며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가르치려 하기보단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사안과 방안을 준비해 보편관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미국이 보편관세를 현실화한다면 이는 물가를 올리는 행동이기 때문에 장기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동향을 잘 관찰하면서 그에 맞춰 대응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대해 수출량을 줄이려는 것보단 미국이 경쟁력을 가진 부분에서 우리가 수입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대표적으론 에너지 부분과 로켓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IRA 폐지와 미국의 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유 교수는 "IRA의 경우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폐지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어 쉽지 않다"며 "다만 폐지 후 공화당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 골라 재입법하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박 원장은 "트럼프가 IRA에 대해 정치적 조치를 취할 환경은 조성된 상태지만, 또 한 가지 미국이 집중하는 부분이 중국에 대한 견제"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위축되기보단 더 과감히 투자하며 미국과 협력 관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