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판도를 바꿀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본격화하고 있다. SK스퀘어와 CJ ENM은 27일 각각 1500억원과 1000억원을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웨이브와 티빙의 사업 결합을 위한 초석으로 평가된다.
콘텐츠웨이브는 이번 투자로 확보한 2500억원 중 2000억원을 재무적투자자(FI)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환사채 만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자금은 웨이브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웨이브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확보하고 향후 티빙과의 통합 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CJ ENM 또한 “전략적 공동투자가 양사 간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두 OTT 플랫폼의 합병 논의에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지난해 SK스퀘어와 CJ ENM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이후 세부 사항 조율로 진척이 더뎠다. 그러나 이번 공동 투자는 양사의 합병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된다면 콘텐츠와 가입자 규모 모두에서 글로벌 OTT 강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맞설 만한 토종 OTT 플랫폼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K스퀘어와 CJ ENM은 향후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주주 동의를 기반으로 최종 합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MBC·SBS)의 방송 콘텐츠를 강점으로 하는 국내 대표 OTT 플랫폼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투자로 웨이브는 콘텐츠 제작 여력을 확보해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웨이브-티빙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며 “향후 양사 통합을 추진해 통합 OTT의 미래성장을 달성하고 대한민국 OTT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는 “OTT 산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양사간의 투자 협약을 통해 고객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향후 이용자들의 만족도와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은 국내 OTT 시장의 재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두 플랫폼의 합병으로 탄생할 ‘K-OTT’는 콘텐츠 제작 역량과 유통 인프라를 강화해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