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임스 박 전 지씨셀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중대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제조 실적(트랙 레코드)가 없어 신규 수주에 벽이 존재했다.
때문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글로벌 무대에서 꾸준히 수주 활동을 펼쳐왔지만 뚜렷한 신규 수주 실적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매년 참가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와 바이오 USA 등 주요 글로벌 무대를 돌며 수주 활동을 펼친 롯데바이오로직스였지만 지금까지 기대했던 대형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286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을 기록했지만 모두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BMS 제품의 위탁생산을 통해 거둔 실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 성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는 “아직 신규 수주 소식이 없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게 제임스 박 신임 대표의 CDMO 수주 경험은 활발한 고객사 유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처음 뚫는 신규 수주 벽이 높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제임스 박 신임 대표 영입의 영입이 신규 고객 유치와 수주 확대를 통해 이른바 ‘신규 수주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임스 박 신임 사장은 바이오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그는 최근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문기업 지씨셀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약 100건의 의약품 비임상부터 출시까지 이르는 실사에 참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재직 당시 전임상 단계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의약품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MC) 분야의 실사에 참여했으며 라이선스 인아웃 및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사업개발을 총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며 뛰어난 사업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씨셀의 주력 제품인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의 기술이전 계약을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경력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제임스 박 신임대표 영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동시에 한국과 미국 임직원들을 원활히 이어줄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임 대표이사는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글로벌 수주에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6월 설립 후 같은 해 12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하며 CDMO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은 연간 40만 리터(L)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한 ADC 생산 설비를 증설 중이며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북미 지역에서 ADC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어 국내에서는 올해 3월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송도바이오캠퍼스 1공장 착공을 시작하며 오는 2026년 1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총 연면적 약 6만1191평 규모, 12만L 바이오 약품 생산 공장 3개를 완공 예정이다. 1공장 가동은 2027년 1월로 목표하고 있으며 전체 공장 가동은 2034년 예정이다. 3공장까지 전체 공장 가동 시 생산 규모는 36만L에 달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가동에 맞춰 인력 확보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다. 지난해 말 기준 128명이었던 전체 임직원 수는 현재 250명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회사는 목표한 인력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공격적인 채용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산 및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내년 2월 중까지 모든 임직원을 송도로 이전시킨다. 현재 절반 이상의 직원이 이미 송도로 이전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인력 역시 이 시점까지 송도로 합류함으로써 회사의 주요 사업 거점을 완전히 송도로 이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송도를 중심으로 한 통합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효율성과 조직의 결속력을 동시에 강화할 방침이다. 송도 이전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구축으로 7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계 고용 창출 효과도 3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송도를 아시아의 바이오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과 ‘인수’와 ‘신규 건설’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TOP 10 CDMO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