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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설계부터 안전관리까지... AI 활용 늘리는 건설사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5-01-16 10:00:00
롯데건설이 개발한 단열설계 검토 프로그램 ‘INScanner’ 이미지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개발한 단열설계 검토 프로그램 ‘INScanner’ 이미지[사진=롯데건설]
[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 건설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AI 기술개발·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사비 급등 등으로 인해 침체의 늪에 빠진 건설 분야에서 AI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키로 떠오르면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39억3000만 달러(5조4200억원) 규모인 글로벌 건설 분야 AI 시장 규모가 2032년 226억8000만달러(31조30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24.5%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이 시장은 북미가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에 38.75%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건설 AI는 작업의 다양한 측면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술을 개발·구현·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 건설 산업의 한 분야"라며 "산업 내에서 혁신·변혁을 위한 상당한 잠재력을 지난 성장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건설업은 발주자·설계사·건설사·운영사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기획부터 시공·운영 유지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있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기업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업무의 효율화·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계약 사항·문서 처리에 AI 기술을 활용해 법률적 리스크를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 인공지능 계약문서 분석 시스템 바로답 AI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인공지능 계약문서 분석 시스템, 바로답 AI[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거대언어모델(LLM)기반의 계약문서 분석시스템 '바로답 AI'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하게 언어를 처리·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입찰안내서(ITB)와 해외 프로젝트 계약문서를 AI를 활용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프로젝트 수행도 지원하는 기능을 갖췄다.
 
또 프로젝트의 기성 조건 정리, 공기연장 클레임 절차 작성, 프로젝트 간 불가항력 조항 비교 등 복잡한 계약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플랜트·건설 분야 특화 LLM을 공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AI 연구개발 스타트업 젠티와 협력해 165억 개의 말뭉치 토큰으로 이뤄진 방대한 플랜트 건설 분야 데이터를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전문 엔지니어링 자료와 정제된 사내 데이터를 학습시켜 환각 현상을 줄이고 답변의 신뢰도를 높였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8월 건설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도록 '퀄리티 AI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챗GPT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건설용어·최신 법규 개정 키워드 검색에 취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취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은 건설현장의 문제에 대한 개선·조치방안과 관련법규·표준시방서 등을 즉시 추천받을 수 있다.
 
또 건설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건설사들은 AI와 로봇 등을 활용한 안전 장비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도 한창이다. 또 드론이 촬영한 영상·사진을 바탕으로 건물 외벽 등의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사 건물에 AI 시스템을 연계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해 운영 중이다. 안전상황센터에서는 모든 공사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자체 개발한 ‘위험성 평가 AI시스템’을 활용해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현장을 선별해낸다.
 
DL이앤씨는 건물 외벽 균열 점검을 위해 자율주행 드론과 AI를 결합한 하자 점검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금까지 50개 이상 아파트 건설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드론을 통해 단순 균열만 잡아낼 수 있었지만, AI가 접목되면서 다양한 하자 유형 판단이 가능해져 이에 따른 맞춤형 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GS건설 아파트 현장에서 ‘자이 보이스’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사진GS건설
GS건설 아파트 현장에서 ‘자이 보이스’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사진=GS건설]

22년 만에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의 로고를 변경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선 GS건설의 경우 AI 기반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를 개발하는 등 현장 소통 강화에 나섰다. 외국인 근로자가 해마다 늘어나는 만큼 안전 관리에 더 힘쓰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에서 기술혁신을 통한 적극적인 디지털화가 시도되고 있다며 올해도 이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성공적인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 기술은 건설사업의 수행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지속해서 적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자체 데이터 품질확보·정보 보안 강화에 더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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