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17일 게임 퍼블리싱과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사 조직개편 계획을 사내에 공지했다. 임원기 최고사업경영책임자(CBMO) 산하에 사업관리센터, 퍼블리싱 코디네이션센터, 마케팅센터, 고객경험TF를 신설했다.
또한 최고플랫폼정보책임자(CPIO) 직책을 신설하고 이재준 최고보좌관(CoS)이 이끌도록 했다. 인프라 및 플랫폼 사업 조직은 CPIO 산하로 이관됐다.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에는 본사와 관계사 간 협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원팀' 협업 체계를 강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내부적으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기존 IP 확장과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통한 신규 IP 발굴을 동시에 추진하는 한편 외부에서는 국내외 게임사와의 판권 계약을 통해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MMORPG, 슈팅, 전략,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게임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자체 개발작으로는 △아이온2 △LLL △TACTAN(택탄) 등이 준비 중이다. 특히 슈팅 장르의 'LLL'과 전략 장르의 '택탄'은 엔씨에서 독립한 스튜디오 '빅파이어 게임즈'와 '루디우스 게임즈'가 개발을 맡아 신규 IP 발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두 신설 법인은 'TL(쓰론 앤 리버티)'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퍼스트스파크 게임즈'와 함께 오는 2월 1일 정식 출범한다. 이외에도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슈팅 게임과 글로벌 IP 기반의 MMORPG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한 퍼블리싱 사업도 활발히 전개한다. 빅게임스튜디오와 협업하는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 미스틸게임즈와 협업하는 '타임 테이커즈'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스웨덴 '문 로버 게임즈', 폴란드 '버추얼 알케미' 등 북유럽 및 동유럽 게임사에 대한 투자로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버추얼 알케미'가 개발 중인 중세 배경의 전략 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의 글로벌 판권도 확보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사업 전략 변화는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본사 구조 효율화, 개별 스튜디오 독립성 강화, 해외 법인 재정비, 라이브 IP 경쟁력 강화, 신규 IP 확보 등 미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리니지'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성장의 한계로 작용한다는 판단하에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을 통해 약 700여 명의 인력이 퇴사했으며 퇴직 위로금으로 약 1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내외 상황, 특히 게임 시장의 상황은 우리에게 결코 녹록지 않으며 우리 회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어렵다"며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돼 뼈를 깎는 각오로 올해 엔씨를 턴어라운드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이번 조직개편과 사업 전략 변화가 2025년 성장 변곡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리니지' 의존도를 벗어나 글로벌 게임사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