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단계로 예측되던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순식간에 싸움터로 변하며 주총 진행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이다.
주총장이 싸움터로 변한 첫번째 이유는 출석 주주수와 주식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지체되면서다.
본래 고려아연 주총은 2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블룸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복 위임장이 다수 확인되면서 5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에 그랜드 불룸 앞에는 확인을 기다리는 주주들의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주총장이 본격적인 싸움터로 변한 건 1시 50분 쯤이다. 이 당시 이사회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출석 주주수 확인 전 주총 개회를 알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길어지는 대기시간에 먼저 주총을 시작한 후 첫 번째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다시 출석 주주수와 주식수를 공개하겠다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을 가진 주주들의 분노어린 주장이 이어지며 주총은 다시 지연됐다.
이날 한 주주는 "중복 위임장 약 4700주가 전체 주식수에 약 0.001정도 될텐데 이걸로 9시부터 1시에 시작한다. 10분 뒤에 한다. 계속 미루고 있는게 말이 되냐"며 "주주입장에서는 무언가 있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혹시 출석하지 않은 주주를 기다리거나 이런 건 아니냐"고 질문했다.
아울러 중복 주식수를 제외한 주식수 산정 여부에 관한 논쟁도 이어졌다. 장영진 주주의 대리인은 "현재 중복 주식수를 확인한 나머지 주식수는 확인이 된 것이냐"며 "이 결과는 이미 2~3시간 전에 나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영풍 대리인 이성원 변호사도 "주총을 개회하며 출석 주식수가 보통결의, 특별결의 모두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시작한다고 말했는데 이제 와 그걸 모른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 아니냐"며 따졌다.
이에 고려아연 관계자는 "발행주식의 일정 수준 이상 출석하면 보통결의와 특별결의가 다 가능하다"며 "그것이 확인돼 개회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5시간 이상의 기다림에 주총장 공방이 이어지자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재 법원에서 임명한 검사가 내려가 확인 중에 있다"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고성이 오가며 더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려아연 측이 전날 들고 나온 '상호주 제한' 제도 합법 여부 때문이다.
영풍 측 대리인은 "이 제도가 만약 공정하고 당당했다면 1~2달 전에 법원에 들고가 판결을 받았을 것"이라며 "향후 이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주주 이모씨는 소란스런 장내 분위기에 "야!!! 여기 지금 주주가 찬성을 한다는데"라며 "지금은 진행하고 나중에 법적 조치를 취하던지 해"라고 큰 소리로 주장했다.
이날 주총은 오후 4시 10분 경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 표결이 진행되고 있으며, 부당하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