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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해외선 협력·국내선 경쟁하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효진 기자
2025-02-26 11:45:09

KDDX 사업, 원청 단일 선정 구조…협력 명분 없어

방사청 "공동 투자 방식 없다…기존 경쟁 체제 유지"

경쟁 구도가 정부에 유리… 기술 혁신·가격 협상력↑

한화오션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25일 '코리아 원팀' 양해각서(MOU) 체결로 해외 방산 수출에서는 협력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부의 사업 구조와 양사의 이해관계로 인해 협력이 불가능한 상황이란 분석이 나온다. 방위사업청도 "이번 MOU는 함정 수출 사업에 관한 것으로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KDDX 사업에서는 전혀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단일 원청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즉 두 업체가 협력할 명분이 없는 구조다.

KDDX 사업의 핵심은 ‘상세 설계’의 소유권을 누가 확보하는가에 있다. 상세 설계를 단독으로 주도하는 기업은 이후 후속 구축함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협력보다 개별 수주전이 더 유리한 이유가 된다.

일각에서는 두 업체가 ‘공동 투자’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전직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 본인을 소개한 한 방청객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하고 있는 본질이 상세 설계와 관련이 있다"며 "과학기술통신법에 있는 '공동 투자' 형태로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신현승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이 같은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무자르듯이 기술적으로 자르는데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설계가 종료되고 나서 그 다음 선박 건조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전체 공정 기간에 걸쳐서 설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법 체계와 사업 방식의 현실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입장에서도 경쟁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쟁 체제가 유지되면 각 조선소는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해야만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기술 혁신을 유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만약 양사가 협력한다면 독점 구조가 형성돼 가격 협상력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 방산 사업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이므로 최대한 낮은 가격에 최고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하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게 돼 결국 정부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협력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지만 국내에서는 방산 사업의 구조적 특성상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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