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나미스원은 지난해 9월 공개한 신작 ‘프로젝트 KV’가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하다는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개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KV’ 표절 논란이 이번 미공개 프로젝트 유출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결국 ‘프로젝트 KV’의 유사성 논란은 넥슨 내부적으로 IP 유출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았고 이번 수사 의뢰로 이어진 것이라는 추측이다.
넥슨의 이번 강경 대응은 과거 아이언메이스와의 ‘다크앤다커’ 저작권 분쟁과 궤를 같이 한다. 넥슨은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 역시 자사의 미출시 게임 개발 자료를 무단 활용했다며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1심 재판에서 법원은 아이언메이스에 85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넥슨은 항소 의사를 밝히며 IP 침해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넥슨의 잇따른 강경 대응을 “IP 보호를 넘어 게임 개발 생태계의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한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단호한 대처는 인력 이동이 잦은 게임 업계에 IP 유출 및 침해 문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스타 개발자 중심의 개발 환경에서 IP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번 사태가 넥슨에게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소송 장기화 및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 이미지 타격, 개발 동력 저하 등 부정적인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디나미스원 역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으며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넥슨-디나미스원 사태는 게임 업계의 인력 관리 방식과 IP 보호 시스템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개발 인력의 이동은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IP 유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과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두 회사 간의 법적 분쟁을 넘어 게임 업계 전체의 IP 보호 시스템과 개발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중소 개발사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IP 관리 및 기술 유출 방지에 더욱 힘쓰고 개발 인력들은 이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