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화' 대신 '안정' 택한 KT 이사회… 김영섭 대표 연임 '청신호'
KT 이사회의 이번 사외이사 전원 재선임 결정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주총회를 통해 AI 사업 강화를 위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변화'를 예고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KT 측은 "안정적인 경영 환경 지속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안정'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실패 이후 이사회의 입김이 강해진 상황에서 사외이사 전원 재선임은 곧 현 이사회가 김영섭 대표 체제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외이사 재선임은 하반기 예정된 대표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서 김영섭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 이사회가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견제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소수 노조는 "이사회가 김 대표의 경영 활동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만약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면 KT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T의 '무변화' 전략은 급변하는 통신 시장 환경 속에서 특히 AI, 5G,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KT가 '안정'에 치중한 전략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KT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DX) 사업 확대'에 집중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이사회 구성을 통해 현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AI 분야 투자와 B2B 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KT는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정'에만 머무른다면 KT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AI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KT가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다면 미래 시장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 '안정' 속 '혁신' 딜레마… KT의 선택은
KT의 사외이사 전원 재선임 결정은 '안정'과 '혁신' 사이에서 고민하는 KT의 현 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 '안정'을 통해 현 체제를 공고히 하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변화'에 대한 갈망과 혁신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것이다.결국 KT의 미래는 '안정' 속에서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김영섭 대표 체제가 '안정'을 발판 삼아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사업 모델 발굴을 통해 KT를 미래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안정'에 안주하며 변화의 흐름에 뒤쳐지게 될지 앞으로 KT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