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G 저궤도 위성통신은 5G보다 수십 배 빠른 통신 속도를 지구 저궤도(고도 200~2000km)에 떠 있는 통신위성을 통해 구현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지상 기지국 중심의 2차원 통신망을 넘어 3차원 위성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쟁이나 재난 등 비상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스타링크'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자체 개발한 초소형 저궤도 위성 '네온샛 1호'를 발사하는 등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6G 저궤도 위성통신 장비의 성능을 정확히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국가 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국산 위성 및 부품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RISS 전자파측정그룹은 6G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인 도파관(Waveguide)의 전자파 임피던스 측정표준 개발에 성공했다.
도파관은 고주파 신호를 손실 없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위성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임피던스는 전자파가 진행하며 받는 저항값으로 전자파 관련 기기의 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이다. 연구팀은 우선 국산 초소형 저궤도 위성에 주로 사용되는 X대역(8~12기가헤르츠) 주파수에서의 임피던스 측정표준을 확립했다.

더불어 KRISS는 개발한 측정표준을 산업 현장에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도파관 임피던스 교정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기존에는 관련 측정 장비(회로망 분석기)의 정밀 교정을 위해 해외 기관에 의뢰해야 했으나 이제 국내 기술을 이용해 더 낮은 비용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교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조치현 KRISS 책임연구원은 "이번 표준 개발로 국산 저궤도 위성에 쓰이는 소자와 부품의 기술 신뢰성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위성통신뿐만 아니라 레이다 시스템, 항공기 등 도파관 기술이 사용되는 모든 첨단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앞으로도 국내 산업계와 국방 분야가 필요로 하는 전자파 측정표준을 지속적으로 확립해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