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대체하기 위한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최신 AI 칩 '어센드(Ascend) 910D'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중국 내 여러 기술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5월 말 첫 샘플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웨이 측은 이 신형 칩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화웨이는 이미 자체 개발한 AI 칩 '910B'와 '910C'를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화웨이가 910B 프로세서 두 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910C 칩을 개발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고객사에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중국 국영 통신사를 비롯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같은 민간 AI 개발업체 등 고객사에 910B와 910C 칩을 총 80만 개 이상 출하할 예정이다.
이러한 화웨이의 움직임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반도체 제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해왔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 H100은 2022년 출시되기도 전에 중국 수출이 금지됐다. 이에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H100보다 성능을 낮춘 H20 칩을 제작해 중국 시장에 판매해왔으나 최근 미국 상무부는 이 H20 칩의 중국 수출마저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의 수출을 제한한 이후 일부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접촉해 910C 칩 주문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의 꾸준한 기술 발전은 중국에 대한 워싱턴의 반도체 제조 장비 접근 차단 등 방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의 탄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