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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가덕도 신공항 2029년 개항 '빨간불'…공사 기간·예산 모두 초과 전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5-04-29 08:05:33
가덕도 공항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 공항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이코노믹데일리]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 당초 계획한 2029년 12월 개항이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에도 정치권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건설사 간 현실적 공기 차이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업계와 국토부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한 기본설계안을 이날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 설계안에서 컨소시엄은 공사 기간을 총 9년(108개월)으로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입찰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7년(84개월)보다 2년 더 긴 것이다. 올해 말 착공하더라도 2029년 12월 개항 목표를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공사비 문제도 불거졌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정부가 책정한 공사비 10조5000억원보다 약 1조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매립에 부유식 공법을 적용하는 등 고난도 공사로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다”라며 “정부가 제시한 일정과 예산을 현실적으로 맞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용지 조성사업은 이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어왔다. 국토부는 경쟁 입찰을 네 차례 시도했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 난이도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잇달아 포기하면서 수의계약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부산시는 즉각 반발했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정부는 적정 공사 기간과 현장 여건, 시공 역량을 고려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며 "추가 사업 지연이 없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 역시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완공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자 재선정 요구까지 나오고 있으나, 대형 건설사들이 이미 대부분 참여를 기피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국토부는 이날 접수된 기본설계안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현대건설과 정부는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실시설계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반면 심의에서 부결될 경우, 용지 조성사업은 재입찰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해 일정이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원래 2035년 개항을 목표로 했으나,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에 맞춰 정부와 정치권이 공기를 5년 이상 앞당긴 바 있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실패로 명분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무리한 일정 추진이 오히려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토목학 전문가는 "무안공항 사고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엑스포 명분 없이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려다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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