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BC·현대)의 올해 1분기 조정자기자본비율 단순 평균은 20.93%로 전년 동기(19.87%) 대비 1.06%p 증가, 전분기(21.04%) 대비 0.11%p 감소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기업의 총자산규모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측정해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비율이 클수록 손실에 대비한 자본 여력이 높아 자본 적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본다.
특히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는 건전 경영 여부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며 당국에서는 8%를 기준 비율로 설정하고 있다.
가장 높은 조정자기자본비율을 기록한 카드사는 삼성카드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비율을 유지 중이지만 올해 들어 자본 적정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삼성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30.48%로 전년 동기·전분기 대비(30.7%·31.6%) 대비 0.22%p·1.12%p 하락했다.
다음으로 비율이 높은 카드사는 BC카드로 전년 동기보다는 상승했으나 전분기 대비 가장 높은 감소량을 보였다. BC카드의 올해 1분기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7.87%로 전년 동기·전분기(26.37%·29.92%)보다 각각 1.5%p 증가, 2.05%p 감소했다.
같은 기간 타 카드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하나카드 20.34% △신한카드 20.06% △KB국민카드 19.32% △우리카드 18.4% △현대카드 15.52% △롯데카드 15.49%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KB국민·우리·하나카드는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자본 적정성 지표가 개선됐으며 KB국민카드의 경우 비율 증가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9.32%로 전년 동기(16.99%) 대비 2.33%p, 전분기(18.17%) 대비 1.15%p 증가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대손준비금 적립액 및 카드론과 같은 영업 자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조정자기자본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전체적으로 당국 기준인 8%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연체율, 카드론 증가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현행 자본 적정성 평가 기준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 판매를 주력으로 운영할 때는 대출채권 회수 기간이 짧고 부실 가능성이 낮아 신용위험 노출도가 작다. 다만 최근 신용 판매 부진으로 카드론, 현금 서비스 등 대출 사업이 확대되면서 높아지는 차주의 신용 위험도는 반영하지 않아 실제 자산 위험도를 온전히 나타내지 못할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을 일정 부분 평가할 수 있으나 자산의 실제 위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신용 위험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위험가중자산(RWA) 기반 자기자본비율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