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가 서울대학교병원과 손잡고 한국 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검색과 커머스를 넘어 가장 민감하고 전문적인 영역인 '의료' 분야에서도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소버린(Sovereign) AI'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메디컬 범용의료인공지능(AGI) 행사'를 열고 한국어 기반 의료 특화 LLM 'Kmed.ai'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참석해 의료 AI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 의사국시 96.4점…한국 의료 법·제도 완벽 숙지
이날 공개된 'Kmed.ai'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서울대병원의 방대한 의학지식 문답세트(SNUH ClinicalQA), 국내 의료법, 진료 가이드라인 등을 집중 학습한 모델이다.
성능은 수치로 증명됐다. 올해 치러진 의사국가고시(KMLE) 문항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에서 평균 96.4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의학 지식을 넘어 한국의 특수한 의료 법규와 임상 현장의 맥락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병원 구성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의료 특화 에이전트 플랫폼'도 선보였다.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면 자동으로 의학 용어로 변환해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해 주는 '스마트 서베이', 과거 검진 결과를 분석해 요약해 주는 '페이션트 서머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단순 반복 업무인 문서 작성 부담을 덜고 진단과 치료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이해진 "네이버는 의료 AI에 진심…거대 자본과 다르게 싸울 것"
이해진 의장은 축사를 통해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의료 산업, 진료 상황, 의료법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의료 소버린 AI의 성공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의료진과 환자의 소중한 데이터를 지켜내고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난 3월 "네이버가 의료 AI 투자에 진심"이라고 밝혔던 발언을 상기시키며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두려움 없이 올라타 메디컬 AGI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특히 "더 큰 시장과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빅테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네이버만의 투지는 의료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네이버는 최근 클라우드 EMR 기업 '세나클', 임상시험 플랫폼 '제이앤피메디', 체성분 분석 기업 '인바디'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헬스케어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번 'Kmed.ai' 공개는 이렇게 확보한 파트너십과 데이터를 AI 기술로 융합해 실질적인 서비스로 구현해 낸 첫 번째 성과물로 풀이된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번 성과는 한국 의료 소버린 AI 구축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AI 기반의 지능형 병원 전환을 가속화해 글로벌 의료 AI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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