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이앤씨의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점검 과정에서 안전관리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중대재해 발생 이후 진행된 현장 점검과 산업안전 감독, 하도급 거래에 대한 심의 결과 개별 사고를 넘어 관리 체계와 책임 구조 전반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이앤씨가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산업안전 관련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특약을 설정했는지를 놓고 소회의 심의를 진행 중이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발한 심사관의 심사보고서를 토대로 사실관계와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심의는 사고 이후의 현장 대응이 아니라 사고 이전 단계에서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이 계약 구조에 어떻게 반영돼 왔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건설장비 반입 이후 설치되는 방호장치 비용을 안전관리비에서 정산하지 않도록 하는 특약을 둔 혐의를 받고 있다. 불안전행동 선행관리제도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한 계약 조항도 심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계약 구조는 현장 안전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산업안전 확보를 위한 비용과 책임이 하도급 단계로 내려갈수록 원청의 관리 책임은 형식적으로 남고 현장과 하도급 업체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이후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배경에도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뒤따른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중대재해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았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를 비롯해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 중 끼임 사고, 대구 주상복합 공사 중 추락 사고 등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종군 의원실이 제출받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총 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경기 광명 구간과 여의도 인근 공구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사고 이후 수도권 주요 현장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과정에서는 기본적인 안전관리 미흡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여의도 공구에서는 작업 방해를 이유로 공사용 통신설비를 무단으로 해체한 사실이 적발됐다. 광명 제5-2공구에서는 추락 방지망과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았고 장기간 방치된 철근의 결속 상태가 느슨해진 점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감독 결과는 문제의 범위를 한 단계 더 넓혔다. 고용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시공 현장을 대상으로 감독을 실시한 결과 본사와 현장을 합쳐 총 403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일부 현장의 관리 소홀로 보기 어려운 규모로 일각에서는 본사 관리 체계와 현장 실행 사이의 괴리가 누적돼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기관 역시 일부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감독 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광명~서울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감전 사고와 관련해 현장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으며 수사 과정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중대재해 이후 관계 당국의 점검과 후속 절차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의 구체적인 수위와 시점은 조사 결과와 절차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당국과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향후 관건은 공정거래위원회 심의와 산업안전 감독, 수사 결과가 각각 어떤 결론에 이르는지다. 하도급 계약 구조에서 안전 비용과 책임 전가가 불공정 행위로 판단될 경우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문제는 개별 현장이나 사고 차원을 넘어 경영 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반복된 중대재해 이후 드러난 조사 결과들이 실제 제도 개선과 현장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