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영국 주한대사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한·영 방산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기술 협력을 넘어 정부 간 국방 수출 공조 구도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27일 경남 거제사업장을 찾아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야드 기반 생산 시스템 등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표면적으로는 산업 시찰이지만 시점상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둘러싼 한·영 협력 구도를 점검하는 의미가 크다.
CPSP는 캐나다가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형 방산 사업으로 향후 수십조원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화오션은 영국 방산업체 밥콕과 손잡고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잠수함 설계·건조 기술과 영국의 해군 운용·정비 경험을 결합한 '공동 제안 모델'이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에는 △영국산 어뢰 발사관 △무장 제어 체계 △잠수함 내 이산화탄소 제거기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단순 부품 협력을 넘어 핵심 전투·생존 체계에 영국 기술을 결합한 구조다. 밥콕 캐나다가 캐나다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건조 이후 장기간 운영 단계까지 포괄하는 '전주기 패키지' 제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국방 수출 MOU의 실질화 단계'로 해석한다. 최근 방산 수출은 단일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정부 간 협력, 현지 산업 참여, 기술 이전, 장기 운용 지원을 아우르는 종합 외교전 성격을 띠고 있다. 캐나다 역시 자국 산업 기반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만큼 현지 협력 구조가 수주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잠수함 수출 확대가 '고부가 특수선'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와 직결된다. 조선 시황 변동성이 큰 상선 시장과 달리 방산 함정은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수익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잠수함은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로 수주 실적이 곧 브랜드 신뢰도로 이어진다.
다만 경쟁도 만만치 않다. 캐나다 사업에는 유럽 주요 조선·방산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 신뢰성, 현지 산업 참여 비율, 장기 정비 체계 구축 능력 등이 종합 평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크룩스 대사는 "한화오션과 밥콕 간 협력은 한·영 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 공동 수출 MOU를 구체화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양국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향후 다양한 방산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이끄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 부사장은 "양국 기업의 기술력과 해군 사업 수행 경험이 결합한 협력 구조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있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국 대사의 방문은 한·영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읽힌다. 기술 동맹과 외교 협력이 결합된 '연합 모델'이 캐나다 시장에서 통할지 그리고 이를 계기로 한화오션의 글로벌 잠수함 수주 지형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