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등 외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월풀은 이날 3분기 매출액이 54억 9000만 달러(약 6조 46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57억 50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북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지역별 매출도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월풀은 세탁기·냉장고를 전문으로 하는 가전업체 중 하나로, LG전자·삼성전자 등을 겨냥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청원하기도 했다. 월풀의 요청으로 미국 정부는 2018년부터 3년간 LG·삼성 등 외국산 가정용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 조치는 2023년까지 2년 더 연장된 상태다.
일련의 조치에도 우리나라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0.7%로 점유율 1위에 올랐고, LG전자는 17%로 뒤를 이었다. 월풀은 16%로 3위에 머물러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들어 생활 가전 부문에서 월풀의 판매율을 넘어서고 있다. LG는 지난 12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 7845억원, 5407억원이라고 잠정 발표했다. 업계에선 생활 가전 부문 매출이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월풀보다 매출이 약 1조 6000억원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3분기까지 월풀의 생활 가전 누적 매출은 159억 5519만 달러로, LG전자보다 약 13억 달러 적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규모에서 LG전자를 앞질렀지만, 올해는 4분기 실적에 따라 LG전자보다 순위가 밀릴 수 있다고 점친다.
LG전자가 생활 가전 부문에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분기까지의 매출액에서 뒤처진 만큼 4분기에는 LG전자보다 17억 달러 이상 많은 매출을 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부품 수급이 어려운 물류난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월풀이 물류난으로 가전용 반도체와 기타 부품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 순 매출 증가에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월풀 주가는 전일 대비 4%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