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로켓배송' 글로벌行…쿠팡, 일본·대만 사세 확장 움직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03-03 10:32:41

(왼쪽부터)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일본 현지 애플리케이션(앱) 모바일 화면 [사진=쿠팡]


[이코노믹데일리] 쿠팡이 해외 사업 확장과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분주한 분위기다. 일부 쿠팡 해외사업팀 부서원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시장 조사를 진행한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대상 지역은 일본과 대만으로 거론된다. 정확한 비즈니스 형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내 ‘로켓배송’ 시스템이 해외에도 본격 도입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 글로벌 향하는 쿠팡 로켓배송?…‘일본·대만’서 정식 론칭 하나
 
3일 이코노믹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쿠팡이 해외 사업 확대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시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일본과 대만이 언급됐다. 일각에서 전해진 유럽권이나 중국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데다 유럽은 이미 아마존이 선점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021년 일본과 대만에 ‘퀵커머스(즉시배송)’ 시범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일본은 일부 지역에 한해 운영 중이며, 대만은 최근 서비스 대상을 대만 전역으로 확대했다. 특히 쿠팡은 대만에 지난해 10월부터 ‘로켓직구’와 현지 ‘로켓배송’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에 쿠팡이 일본이나 대만에 ‘로켓배송’ 정식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진행 형태와 시점은 미지수이나 내부 검토를 한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먼저 일본에서는 도쿄 시나가와구, 대전구, 메구로구, 시부야구를 포함한 총 23개 지역에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1시간 내 지정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배송 상품은 신선식품을 비롯한 먹거리, 일용품 등 5000종이 넘는다. 아직 베타 서비스인 만큼 트럭 대신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이뤄지는 중이다.
 

일본에서의 쿠팡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만건을 돌파했다. [사진=쿠팡]

 
쿠팡은 일본서 ‘최단 10분 안에 배송, 2000엔 이상 구입 시 무료 배송’ 슬로건을 내세우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일본에서의 쿠팡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일본 내 서비스 개시 1년5개월 만의 성과다. 업계는 쿠팡이 초기에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1년 기준 19조3609억엔(약 200조원)에 달한다. 유통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전자상거래 비중은 8%에 그친다. 일본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 4위 수준이지만 주문·배송, CS 관리 시스템 등 이커머스 인프라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한국보다 더딘 편이다. 현재 아마존 재팬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도전하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쿠팡은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대만에서도 입지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쿠팡은 2021년 대만 수도 타이베이 중산 지역에서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1년 만에 로켓직구, 로켓배송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식품, 화장품, 건강식품, 유아용품, 가전·생활용품 등 500만개 이상 제품을 판매 중이다.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는 한국의 로켓배송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북부 지역에 대형 물류센터가 마련됐다.
 
쿠팡이 대만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무엇보다 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 국제 무역국 자료에 따르면 대만은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지난해 이커머스 부문 성장률 24.5%를 기록했다. 시장 거래액은 오는 2025년 281억1100만달러(약 40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쿠팡이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로켓배송 서비스 확장을 통해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최대 매출’ 로켓 단 쿠팡…‘글로벌 경영’ 성적표 공개는 아직
 
쿠팡이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최대 매출을 거뒀다. ‘만년 적자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고 올해 연간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쿠팡의 해외사업 성과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쿠팡은 해외사업 성과에 대해 현지 상황과 실적 등은 공유되지 않는 자료라면서 외부에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발표된 실적 자료를 통해 성과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
 
쿠팡은 전체 실적을 제품 커머스 부문과 신사업 부문으로 나눠 발표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쿠팡이츠(배달서비스)와 쿠팡플레이(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쿠팡페이(핀테크) 등과 함께 신사업 부문에 묶여 한꺼번에 발표한다. 신사업 부문 실적의 상당수가 쿠팡이츠로 추정되는 만큼 사실상 해외사업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8340만 달러(약 1133억원)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3억2677만 달러(약 7조2404억원)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7∼9월)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3·4분기 연이은 호실적에 힘입어 쿠팡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205억8261만 달러(약 26조5917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손실 규모도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억1201만 달러(약 1447억원)로 전년(1조7097억원)보다 92% 줄었다. 조정 에비타(EBITDA·세금, 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3억8121만 달러(약 4925억원)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신사업(해외 사업 등) 수익성 지표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신사업 매출은 6억2802만 달러(약 8113억원)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전년 대비 손실 폭은 조정 에비타 기준 42%가량 줄였다.
 
쿠팡의 해외 성과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쿠팡Inc는 한국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쿠팡의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약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그동안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탓이다. 이에 쿠팡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며 쿠팡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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