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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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타고 연간 흑자 기록한 쿠팡, 풀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
쿠팡이 창사 14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기업들이 생존 위기를 맞은 반면, 온라인 플랫폼인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이 30조원을 넘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1% 성장하면서 단숨에 유통 빅2(이마트·롯데쇼핑)를 앞질렀다. 쿠팡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제왕으로 등극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발 빠른 배송과 서비스로 성장을 이뤄낸 만큼 성장통도 아프다. 최근 노동계와의 갈등과 블랙리스트 논란 등은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초저가 중국 이커머스의 대규모 공습을 이겨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28일(한국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지난해 6174억원(4억73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쿠팡의 작년 4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인 8조6555억원(65억61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7조2404억원)보다 2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1133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쿠팡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에서 2022년 1447억원으로 92% 감소하고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특히 작년 4분기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하면서 지난해 연 단위 흑자전환 달성에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쿠팡의 성장 비결로는 유료 멤버십 회원 증가 등이 거론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여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1100만명)과 비교해 27%나 성장했다.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 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은 2100만명으로 2022년 동기(1811만5000명)보다 16% 늘었다. 분야별로 따지면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30조7998억원(235억9400만 달러)으로, 2022년보다 19% 증가했다. 쿠팡이츠·대만·쿠팡페이·쿠팡플레이 등 성장 사업 분야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 달러)으로 2022년과 비교해 27% 늘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쿠팡의 상품과 쿠팡이츠, 새벽 배송을 포함하는 독점 할인, 쿠팡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쿠팡이 제공하는 전례 없는 가치를 찾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며 “와우 멤버십에 더 높은 수준의 비용 절감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유통업계는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마트)’으로 판도가 재편됐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매출면에서 쿠팡을 앞섰는데 작년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47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5% 신장했음에도 쿠팡 매출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조5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하면서 쿠팡과의 매출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쿠팡의 성장 이면에는 노동 이슈, 납품업체와의 갈등 등이 존재한다. 최근 물류센터 노동자를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취업 방해와 같은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쿠팡은 노동계로부터 노동자의 과로사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물품 제조사와 납품가격 협상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이 거래 중단으로 번지기도 했다. 즉석밥 시장 1위 ‘햇반’을 비롯한 CJ제일제당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팔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국내 유통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위협 요소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특히 국내 물류센터 설치를 추진하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공산품·가공식품에 이어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쿠팡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 한국인 수는 717만 5000명, 테무는 570만 9000명, 쉬인은 221만명에 이른다. 셋을 더하면 1509만명으로 쿠팡의 와우 회원 1400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여전히 활성고객과 1인당 고객 지출이 상당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한자릿수 시장점유율로, 지갑점유율이 낮다”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한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지출액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4-02-28 16: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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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책 짊어진 강신호 대표, CJ제일제당 '구원투수' 될까
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강신호 대표가 다시 한번 CJ제일제당을 일으킬 수 있을까.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강 대표는 36년을 그룹에 몸담아 온 CJ맨이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의 글로벌 흥행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K-푸드의 신화를 쓴 인물로 불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름에 강 대표는 CJ제일제당의 지휘봉을 다시 한번 쥐게 됐다. 강 대표의 오랜 업력에 기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위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1961년생인 강 대표는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CJ그룹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친 인물이다. 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채 출신으로 부회장 승진을 그룹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7조8904억원, 8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35.4% 감소했다. 식품사업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바이오사업 부문이 고전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해당 기간 식품사업 부문 매출액은 11조2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6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반면 바이오사업 부문은 매출 3조4862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인 원당가격 상승 부담과 셀렉타의 부진으로 전년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도 2조4917억원의 매출과 8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사료·축산 수요 부진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강 대표는 식품사업 부문 대표 재임 당시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외 실적을 이끌었다. 식품사업부문을 맡은 첫해인 2016년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11.1% 늘어났다. 햇반 컵반과 비비고 브랜드 제품이 판매 호조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듬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1조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K-푸드의 신화를 썼다. 이에 강 대표는 다년간 근무했던 식품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북미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프랑스·북유럽·동남아 할랄시장 등의 진출로 신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고메 소바바 치킨, 비비고 통새우만두 등을 이을 차별화된 제품을 계속 출시하는 한편, 주요 품목에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과 판관비 개선 등으로 효율적 성장을 이어간다. 바이오사업 부문도 CJ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만큼 강화에 나선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품목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강화하고 FNT사업부문은 조미소재·글로벌 뉴트리션 소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주요 국가 메인스트림 진출과 미진출 국가 진입을 가속화하는 등 글로벌 신영토 확장을 이어나가는 한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4-02-26 18:4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