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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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가 오너 3·4세, 핵심 보직 전면으로…글로벌 승부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오너 3·4세를 미래 전략과 글로벌 사업의 핵심 보직에 전면 배치했다. 내수 정체와 공급망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사업과 해외 확장 축을 차세대 경영진에 맡기며 전략 실행 구조를 재정비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각 기업의 성장 방향과 직결된 조직을 책임지는 만큼, 오너 일가의 경영 역할도 단순한 승계 단계를 넘어 실질적 성과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지주사 내 신설 조직인 ‘미래기획그룹’을 이끌게 됐다. 미래기획그룹은 중장기 전략, 디지털 전환, 신수종 발굴을 통합한 컨트롤타워로, 기존 미래기획실·DT추진실을 하나로 묶어 그룹의 성장 전략을 일원화한 조직이다. 이 그룹장은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등 계열사 전략 보직을 거치며 식품·글로벌 사업과 연계된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인사에서 직급 승진은 없었지만,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직을 직접 지휘하게 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콘텐츠·물류 경쟁 심화 속에서 포트폴리오 재편, 신사업 진입과 디지털 전환 속도를 어떻게 잡느냐가 이 그룹장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에서는 오너 3세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년여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전 전무는 지난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고, 입사 4년 만인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그는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와 해외사업 확장을 총괄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왔다. 특히 중국 자싱 공장 설립을 주도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510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81%까지 확대됐다. 다만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관세·환율·물류비 변동성과 신흥국 경쟁 심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됐다. 불닭 중심의 단일 브랜드 구조를 넘어 신제품 개발과 신규 거점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PC그룹은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형제 경영진이 동시에 한 단계씩 직급을 올리며 오너 3세 중심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맡아 파리바게뜨의 북미·동남아 확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동시에 그룹 쇄신기구인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을 이끌며 안전·준법·노무 과제도 총괄해 왔다. 이번 승진으로 해외 거점 확장과 조직 신뢰 회복이라는 두 축을 모두 책임지는 위치에 섰다는 분석이다. 허희수 사장은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로 배스킨라빈스·던킨 브랜드 혁신과 글로벌 브랜드 도입,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왔다. 미국 멕시칸 브랜드 ‘치폴레’의 한국·싱가포르 도입을 성사시키며 외식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끌었다. 앞으로는 신규 브랜드 안착과 해외 시장 확장의 실적이 승계 구도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보직에 오너 자녀를 넣었다기보다 ‘이제 경영진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신호로 봐야한다”며 “해외사업·브랜드 전략·신사업은 실패하면 바로 손실로 잡히기 때문에 실적을 직접 증명하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2025-11-20 16: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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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家 베트남 사업서 형제간 명암 엇갈려
[이코노믹데일리] 효성일가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삼남 조현상 HS효성의 베트남 사업의 성과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주도한 효성화학의 베트남 투자 전략은 대규모 손실과 재무 부담으로 그룹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반면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은 꾸준한 수익 구조로 그룹 내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재무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자회사인 효성비나케미컬에 578억8000만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월 말 효성화학의 자기자본 대비 16.1%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여 기간은 2025년 11월 6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며 이율은 연 6.62%다. 무엇보다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조현준 회장의 구상이 본격화된 지 6년이 지났지만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효성화학의 재무지표는 오히려 악화됐다. 베트남 현지법인 손실이 누적되며 모회사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이 자금 지원에 나선 효성비나케미컬은 수 년 간 심각한 재무난을 겪고 있다. 공시된 상대회사의 요약 재무상황에 따르면 효성비나케미컬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580억원, 2936억원, 2506억원으로 3년 연속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년 연속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효성비나케미컬의 자본총계는 오히려 늘었다. 2022년 약 63억원에 불과하던 자본총계는 2023년 1464억원, 2024년에는 1103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약 9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모회사 효성화학의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자금 지원이 상쇄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금전 대여 역시 효성화학이 해외 투자 자회사인 효성비나케미컬의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모회사가 자회사 손실을 떠안는 구조가 굳어지며 효성화학의 재무 리스크가 그룹 차원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PWC 감사보고서 “비나케미컬 투자자산, 손상징후 존재” PWC가 실시한 효성화학의 2024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은 베트남 법인 투자에 대해 종속기업 투자자산 손상 평가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지정했다. 감사보고서는 “미래 현금흐름과 할인율 산정에 경영진의 주관적인 판단과 가정이 과도하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효성비나케미컬 투자자산에 손상징후가 발생함에 따라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24 회계연도에 약 885억78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명시했다. 이는 효성비나케미컬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산의 회수가능성이 경영진의 추정과 외부 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재무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효성화학은 올해에도 3151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835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등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에 PWC는 “단기부채가 단기자산을 초과했고 누적 적자가 심화돼 회사가 존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외부평가기관을 동원해 공정가치 평가를 진행했다는 점은 효성비나케미컬 투자자산의 회수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단순한 회계 절차를 넘어 실제 리스크로 인식됐음을 보여준다. 그룹 차원의 증자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현준의 베트남 승부수’가 장기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깊어진 손실 구조…“효성비나 의존 커질수록 부담 확대” 효성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1조7516억원으로 전년(1조8435억원) 대비 약 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12억원, 당기순손실은 1707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감소폭보다 손실폭이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3.5% 수준에 머물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은 2조4627억원, 총부채는 1조815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80%를 웃돈다. 부채 구조 악화가 특히 두드러진다. 효성화학의 단기차입금은 1조849억원으로 전년(5827억원)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다. 또한 전체 부채 총액이 3250억원 가까이 늘어나며 차입 의존도가 급등했다. 회사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2024년 2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증권 을 발행해 자본총계를 6476억원까지 늘렸지만 그에 따른 이자비용이 166억원 발생해 순손실을 키웠다. 현금흐름도 빠듯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4억원으로 전년(1255억 원)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다만 재무활동으로 4079억원의 현금이 유입돼 단기 유동성을 맞췄지만 사실상 차입에 의존한 ‘유동성 버티기’ 구조가 고착화됐다. 효성비나케미컬은 조현준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직접 공언한 프로젝트다. 13억 달러를 투입해 베트남 동나이성에 에틸렌·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소재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동남아 화학 허브를 지향했다. 그러나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이 침체되고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동률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효성비나의 적자가 장기화됐고 모회사인 효성화학이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다. 훨훨나는 HS효성 비나...조현상 '민간외교관' 역할도 톡톡 반면 HS효성 베트남 법인은 2025년 상반기 기준 호치민과 꽝남 법인을 합산해 매출 1조838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자재 비용 등을 제한 상반기 순이익은 707억원에 달한다. 견조한 실적은 효성화학의 베트남 투자와 대비되며 그룹 내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회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HS효성의 현금흐름은 효성화학과 대조적인 구조를 보였다. HS효성은 2024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약 80억원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현금 동원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효성화학이 2024년 동안 본업을 통해 약 114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이며 유동성 위기에 놓인 것과 대비된다. HS효성그룹은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진출을 결정했다. 당시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와 동남아 내 전략적 입지, 주요 항만 접근성을 갖춘 투자 매력도가 높았으며, HS효성은 이를 기회로 삼아 2007년 HS효성첨단소재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HS효성은 현재까지 약 46억 달러를 투자하고 1만명 이상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며 안정적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초기 타이어코드 생산 공장과 산업용 소재 시설을 차례로 진행하며 베트남 내 최대 한국 투자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또한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공정 표준화와 마더플랜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조현상 부회장은 현지 투자와 정부 네트워크 구축,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활동 등으로 투자 환경 안정화와 장기 전략 실행을 주도했다. 특히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7월 끄엉 주석을 직접 만나 APEC CEO 써밋 연설자로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며 APEC 공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실제로 르엉 끄엉 국가주석은 CEO서밋 특별연설에 나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재계인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 APEC 성공 개최에 있어 조현상 부회장의 '민간외교관' 역할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2025-11-10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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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정기선, '현대'를 되찾은 진짜 의미…20여년 만에 다시 이어진 현대家의 피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재계서열 3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8위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현대(HYUNDAI)' 이름을 지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때 한 지붕 아래 있었던 현대家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교차한 순간이다. 이는 단순한 상표권 분쟁 종결이 아니라 한국 산업사를 관통하는 '현대의 피'가 다시 이어진 상징적 장면으로 볼 수 있다. '현대' 이름을 지켜라…정의선·정기선의 첫 공동 전선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령 카리브해 섬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현지 중소 전자·IT기업 '현대 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현대 커넥트(HYUNDAI CONNECT)' 상표를 등록하면서 정주영 창업주의 후손들이 만든 두 그룹(현대차·HD현대)이 국제 상표권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정의선 회장과 정기선 회장은 각각 현대차그룹과 HD현대그룹 법무팀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고, 올해 5월 특허심판원이 현대테크놀로지 측 상표를 말소하면서 분쟁은 5년 만에 완전히 종결됐다. 이 사건이 주목받은 이유는 법적 결과 때문만이 아니다. 한때 한 그룹이었던 현대가 형제들의 계열 분리 이후 정의선·정기선 두 사촌이 공식적으로 손을 잡은 게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현대그룹이 분리된 지 20여년 만에 '현대' 이름을 두고 두 후손이 다시 협력한 순간이다. 정주영의 7남 1녀, 그리고 흩어진 '현대 왕국' 정주영 현대 창업주는 7남 1녀를 뒀다. 1947년 그가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세운 뒤 현대는 건설·조선·자동차·철강·금융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며 한국 산업화를 이끈 국민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과 계열분리 정책으로 현대는 형제별 독립경영 체제로 재편됐다. 장남 정몽구는 자동차를 맡아 현대차 왕국을 세웠고, 2남 정몽근은 유통·서비스(현대백화점그룹)로 노선을 달리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을 일궜다. 3남 정몽일은 해운·금융 계열에서 조용히 독자 노선을 걸었고, 4남 정몽우는 알루미늄과 기계 산업을 맡다 짧은 생을 마쳤다. 5남 정몽헌은 엘리베이터와 상선을 중심으로 현대그룹의 맏형 역할을 이어갔지만, 2003년 대북송금 특검 압박 속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그의 부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해 그룹을 재건하며 '현대' 이름을 지켜냈고 현재까지 현대엘리베이터를 이끌고 있다. 6남 정몽준은 조선·에너지·방산을 품은 HD현대를, 7남 정몽윤은 금융 축을 담당하며 현대해상을 이끌고 있다. 딸 정명예는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과의 인연으로 재단과 복지사업에 힘을 보탰다. 형제들이 각자의 산업을 쥐고 분화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현대는 이제 자동차·조선·건설·금융·유통으로 이어지는 '범현대 5대 축'으로 진화했다. 다시 맞잡은 손, '현대의 피'는 여전히 흐른다 이제 그 바통은 창업주의 손자 세대로 넘어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정의선 회장과 정기선 회장은 사촌관계다.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두 후계자가 '현대' 상표권을 되찾기 위한 공동 대응을 통해 20여년 만에 '현대'라는 이름 아래 다시 손을 맞잡았다. 이는 단순 협력이 아니라 자동차와 조선, 산업의 두 축이 만난 것이자 정주영이 꿈꿨던 '산업보국(産業報國)' 정신이 또 한 번 현실로 이어진 셈이다. 이제 '현대'는 하나의 그룹이 아니라 하나의 정신이 됐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 체제 아래 전기차·로봇·UAM(도심항공교통) 등 신산업으로 확장 중이고, HD현대는 정기선을 중심으로 조선·에너지·방산을 아우르는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각자의 항로를 달리고 있지만 그들의 출발점은 모두 '정주영의 철학' 위에 있다. 각기 다른 길을 걸어도 '현대'라는 이름은 그 혈맥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남았다. 정의선과 정기선의 이번 연대는 단순한 브랜드 회복을 넘어 분화했던 범현대가의 정신을 다시 잇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20여년 간 각자의 산업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걸어온 두 그룹이 '현대'라는 이름 아래 다시 손을 맞잡으며 한국 산업계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정주영이 남긴 "해보지 않고 왜 안 된다고 하는가"의 도전 정신은 이제 새로운 세대의 엔진 속에서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현대는 여전히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2025-11-0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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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사장단 인사…오너3세 허진수 부회장·허희수 사장 승진
[이코노믹데일리] SPC그룹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4일 SPC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글로벌 사업 성장과 미래 전략을 주도할 리더십을 강화하고 안전 경영과 혁신, 이해 관계자 신뢰 회복을 추진하기 위해 이뤄졌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Business Unit)장으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 왔다. 지난 7월 출범한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고 있다. 올해 7월 출범한 추진단은 그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한 대표 협의체로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노동조합 대표, 사외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안전경영, 준법경영, 일하기 좋은 일터 구축 등 그룹의 주요 과제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각 사 대표 협의체에 개선 방안을 권고한다. 허 부회장은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이해 관계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희수 사장은 비알코리아의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브랜드 도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등 신사업 추진을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의 국내 및 싱가포르 도입을 성사시켰다. 앞으로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미래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도세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도 사장은 비알코리아와 SPC 대표이사를 겸직해 왔으며, 지난 5월부터 각 사 대표 협의체인 ‘SPC커미티’ 의장을 맡고 있다.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를 맡았던 경재형 부사장은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SPC삼립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경 수석부사장은 김범수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며, 경영 혁신과 안전 경영 강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샤니 대표로는 지상호 상무가 내정됐다. SPC삼립과 샤니의 경영진 교체는 산업 안전 시스템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CEO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해 주요 경영 현안과 안전에 대한 실행력과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1-04 10: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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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홀딩스 주총 '장남 승'…'부담부 증여 소송' 여전히 변수로
[이코노믹데일리] 콜마홀딩스가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부결시키며 현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주주들은 이사회 개편보다 안정성을 선택했고 장남 윤상현 부회장의 지배력 우위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버지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부담부 증여 주식 반환 소송이 남아 있어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이날 임시주총은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법원에 소집을 신청하며 열린 것으로, 최근 불거진 오너가(家) 경영권 갈등이 표면화된 자리였다. 윤 회장 측은 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10명을 새로 선임해 이사회 지형을 재편하려 했으나 표결을 앞두고 7명이 자진 사퇴해 윤동한·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3명만 상정됐다. 상법상 안건 가결에는 출석 주주의 과반수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25% 이상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번 찬성률은 약 17%로 기준에 미달했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반대 기류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일반 주주 찬성률은 1% 미만으로 파악된다. 최대주주인 윤 부회장은 가족 관련 사안이라는 이유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표결 결과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기간에 다수의 후보를 추천한 방식이 이사회 독립성 훼손, 지배구조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주주들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화보다 기존 경영진 중심의 안정적 의사결정을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분쟁의 핵심은 남아 있다. 윤 회장이 2019년 윤 부회장에게 부담부 조건으로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과 관련해, 조건 불이행을 이유로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올해 5월 제기했다. 윤 부회장은 현재 지분 31.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증여 지분은 무상증자 등을 거쳐 약 460만주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첫 변론은 지난 23일 열렸으며, 다음 심리는 12월 11일 예정됐다. 쟁점은 증여 조건 존재 여부, 조건의 구체성, 이행 판단 기준 등이다. 법률상 조건 불이행 입증책임은 원고인 윤 회장 측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판결 결과에 따라 지분 귀속이 달라질 수 있어 지배구조 변동성은 남아 있다. 해당 지분이 반환될 경우 윤 부회장의 지분은 약 31.75%에서 18%대 수준으로 낮아지는 반면, 윤 회장·윤여원 대표 등 부녀 측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약 29% 내외까지 확대돼 경영권 우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송 장기화 자체가 기관투자자 표심 변동, 전략 실행 제약 등 비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10-29 16: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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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벗어나 해외로…유통 총수들, '현장 경영'으로 위기 해법 모색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유통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안, 소비 위축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돌파구를 찾는 행보로 풀이된다. 보고 중심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체감 중심의 현장 경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전시 부스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유럽 바이어 및 업계 관계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회장은 프랑스 유통 전문업체 SRG 인터내셔널과 유럽 내 유통망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네덜란드에 위치한 삼양식품 유럽 판매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 현황과 시장 상황 등을 점검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유럽 내 불닭볶음면 수요가 급격히 늘자 네덜란드 알버트하인, 독일 REWE, 영국 테스코 등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전략 검증 과정으로 평가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5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생산시설을 방문했다. 그는 올해 가동을 시작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라인과 품질관리 공정을 살펴봤다. 이번 방문은 시러큐스 공장 준공 이후 첫 공식 현장 점검으로,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한 바이오 사업의 실행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신 회장과 장남 신유열 롯데글로벌전략실장,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동행해 그룹 내 세대 전환 및 책임 경영 기조를 드러냈다.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보는 자국 내 의약품 공급 안정성 강화 정책과 맞물려 롯데의 글로벌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으로도 평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내 공장을 갖고 있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아 미국 시장 내에서의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월부터 최근까지 일본, 미국, 유럽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CJ는 식품, 물류, 콘텐츠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는 글로벌 통합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영국 런던 방문에는 이미경 CJ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CJ ENM 정종환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과 미국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본격화했다. 유럽 지역에서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행보다. 그는 현지에서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그룹 유관 산업 주요 인사들과 만나 현지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옥스포드대학 조지은 교수와의 회동에서는 유럽의 문화 소비 트렌드와 K-푸드·K-뷰티로의 확산 가능성도 점검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유럽 지역에서 전방위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범(汎)유럽 톱티어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 총수들이 현장 행보를 강화하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경영 환경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변화, 소비 양극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확인하고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고 중심의 의사결정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전략 조정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현장경영은 상징적 리더십의 표현을 넘어 경영 전략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조직의 실행력을 검증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10-10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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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장남 상대 검사인 선임 신청, LF몰 AI 활용 확대
[이코노믹데일리] 패션, 뷰티 산업의 트렌드는 계절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김아령의 주간 패뷰레터]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신제품 론칭, 협업 소식, 중요 이슈 등 관련 소식을 가볍게 따라가고 싶은 독자를 위해 내용을 ‘한 주의 기록’처럼 정리했습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패뷰(패션·뷰티) 소식을 한눈에 살펴보세요. <편집자 주> ◆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장남 윤상현 상대로 검사인 선임 신청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 검사인 선임 제도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부정행위 또는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검사인을 선임하는 것이다.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윤 회장은 콜마홀딩스가 지난 5월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사전 결의 등 상법과 콜마홀딩스 정관이 예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며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해당 사건은 심문이 종결돼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콜마홀딩스가 지난 6월 26일 사후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총 소집 승인을 결의했지만, 형식적인 만장일치였다”며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LF몰, 생성형 AI 활용 확대…“맞춤형 쇼핑 강화” LF몰이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고객 맞춤형 쇼핑 환경을 강화한다. LF몰은 상품 상세 페이지의 UI(사용자 환경)를 전면 개편했다. 상품 설명 영역에 AI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 품질과 쇼핑 경험을 높였다. MD가 상품 등록 시 제품 이미지와 필수 정보만 업로드하면 AI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설명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브랜드 로고·소재·컬러·사이즈 등 정보를 정해진 템플릿에 자동 배치한다. 생성된 콘텐츠는 MD가 최종 검수한 후 고객에게 제공된다. AI 기반의 코디 추천 기능도 새롭게 도입됐다. 기존의 함께 코디된 상품을 넘어, 스타일 조합과 실사용 패턴을 고려한 맞춤형 추천까지 가능해졌다. ◆ 신세계인터 자주, 냉감 이불 매출 전년比 3배 ‘껑충’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의 6~7월 냉감 차렵이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230%) 이상 급증했다. 자주 냉감 침구류는 접촉냉감지수(Q-MAX) 0.188 이상의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피부에 닿는 순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불, 패드, 베개 등 다양한 품목으로 출시돼 여름철 숙면을 돕는다. 여름용 언더웨어와 파자마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흡한속건 기능이 뛰어난 ‘인견 몰드브라’는 자주 언더웨어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통기성·흡습성을 높인 파자마 매출은 23% 증가했다. 폭염 속 ‘급속 냉각 핸디 선풍기’도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직후 생활용품 부문 판매 1위에 올랐으며,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하며 현재 3차 리오더(재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 LG생활건강, 전국 홍수 이재민에 20억원 상당 구호품 지원 LG생활건강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국 각지의 이재민에 20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LG생활건강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과 함께 경남 산청군, 함양군, 충남 예산군, 아산시, 경기 가평군 등 이재민들에게 생활용품과 스킨케어 화장품, 먹는샘물 등을 제공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18일부터 1차적으로 일부 수재 지역에 생활용품을 지원한 바 있다. 최남수 LG생활건강 ESG·대외협력부문 상무는 “국내 대표 소비재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이재민 분들이 안정을 되찾고 일상의 삶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2025-07-26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