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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하늘의 비명...겨울마다 반복되는 굶주림 막는 사람들
[이코노믹데일리] 겨울이 깊어지면 낙동강과 서해안, 압록강과 비무장지대(DMZ) 인근으로 수천 km를 날아온 맹금류들이 하나둘 힘이 빠진 채 발견됩니다. 추위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굶주림’입니다. 인간 사회의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자연의 먹이사슬을 흔들어 놓았고,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일수록 그 여파는 치명적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각종 ‘먹이 공급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복잡한 생태적 고민도 함께 존재합니다. 한국의 사례에서 출발해 해외 각국의 겨울철 맹금류 보조 먹이 공급 활동 현황을 살펴보고, 이러한 노력들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떤 ‘양면성’을 지니는 지를 차근히 짚어봅니다. ◆왜 겨울엔 먹이가 부족해질까…생태 변화의 누적된 결과 맹금류가 굶주림에 취약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고기를 먹으며, 사냥감이나 자연 사체가 줄면 그대로 생존 위협을 받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현대 사회의 변화가 이 ‘먹이원’을 급속도로 축소시켰다는 점입니다. 먼저 사체 처리가 강화돼 먹을 사체가 급속히 줄었습니다. 과거엔 도로나 농가 주변에 가축 사체가 남는 경우가 많았지만, 구제역·조류독감(AI) 등 가축전염병 관리 강화를 위해 사체가 신속히 수거되면서 독수리류가 먹을 수 있는 자연 사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농경지 풍경 변화도 한몫 했습니다. 논밭이 정리되고 농약과 방제 방식이 바뀌면서 들쥐나 토끼 같은 소형 포유류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맹금류의 주요 사냥감 감소로 연결됩니다. 기후 변화 영향도 빠질 수 없지요. 폭설이나 이상 한파는 맹금류가 사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줄이고, 사체를 눈 속에 묻어 먹이 접근성을 낮춥니다. 결국 이 같은 요인들이 한꺼번에 쌓이며 겨울철 ‘굶어 쓰러지는 맹금류’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이 만들어졌습니다. ◆맹금류의 생체적 특성도 ‘한몫’ 결정적으로 맹금류는 오직 고기만 먹어야 한다는 점에서 먹이의 폭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대부분의 새는 곡물·씨앗·과일·곤충 등 여러 먹이를 섭취하지만 맹금류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 등 고기만 섭취하기에 먹이 기반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먹이원 감소는 바로 굶주림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다른 새보다 큰 몸집을 가진 맹금류는 에너지 요구량이 조류 가운데 매우 높습니다. 특히 독수리·흰꼬리수리·참수리 등 대형 맹금류는 ‘체온 유지+장거리 비행+상승기류 활용’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큰 몸에 비해 먹는 빈도가 적어도 되지만 한 번의 식사에서 충분한 칼로리를 얻지 못하면 빠르게 쇠약해질 수 있습니다. 조류 중에서 최상위 포식자다 보니 느린 번식 때문에 스트레스에 약합니다. 맹금류는 보통 번식이 늦고(1~2살 이상) 한 번에 낳는 알 수가 적으며(보통 1~2개) 새끼 양육 기간이 길고 개체 수 증가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따라서 굶주림 등 환경 충격에 취약하며, 개체군 회복도 느립니다. 맹금류는 하루에 수십~수백 km 이동하기도 하고, 사냥을 위해 넓은 영역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도시화·농경지 확장·풍력발전 단지·도로 건설로 넓은 ‘사냥 가능한 열린 공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작은 조류처럼 도심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먹이를 찾기 힘듭니다. 독극물·납탄·농약에 매우 취약하기도 합니다. 사체를 먹는 독수리류는 납탄(사냥 후 남은 총알 조각), 농약·약물 중독(가축 폐사체), 농경지 농약에 중독된 설치류 등에 의해 배고파도 먹이를 섣불리 먹기 어려운 생태적 압박을 받습니다. 이처럼 먹을 수 있는 먹이 자체가 줄고 먹으면 중독되므로 위험이 두 배가 됩니다. 한마디로 맹금류는 보기와 달리 ‘생태적 취약점이 많은’ 조류입니다. 높은 에너지 소비, 좁은 먹이 선택성, 느린 번식률, 넓은 서식지 요구, 기후·농업·도시화에 대한 민감성 때문에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굶주림 문제’가 더 쉽게 드러납니다. 그 결과로 생긴 것이 한국의 ‘독수리 식당’입니다. ◆한국의 겨울 풍경…확대되는 ‘독수리 식당’의 역할 한국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러시아·몽골·중국 북부에서 날아온 유라시아독수리,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대형 맹금류의 주요 월동지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 년간 자연 사체가 급격히 줄고 농경지 환경이 변화하면서 겨울철 굶주림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이른바 ‘독수리 식당’입니다. 경북 고령을 비롯해 경기 파주·충남 서산·전북 군산· 전남 해남·울산 등 전국 10여 곳에서 운영 중인 독수리 식당은 겨울철마다 주기적으로 돼지고기 부산물이나 검수된 가축 사체를 먹이로 제공하며 굶주린 맹금류의 생존을 돕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 하루 최대 수십에서 수백 마리가 몰려들 만큼 의존도가 높아, 지금은 한국 겨울의 중요한 보전 활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먹이를 놓는 수준을 넘어서 탐조, 생태 해설,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까지 병행하며 교육적·보전적 의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의 경우 ‘생태 미사’ 등 지역 행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어 이색적인 생태 문화로 평가받습니다. ◆유럽의 제도화된 먹이 공급 시스템 ‘사체 은행’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은 가축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지만 유럽연합(EU)의 엄격한 위생 규제 때문에 사체가 산지에 그대로 방치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유럽 독수리 종류가 먹이 부족으로 급감했고, 몇몇 종은 멸종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은 ‘벌처 레스토랑(Vulture Restaurant, 독수리 레스토랑·사체은행)’을 제도화했습니다. 허가받은 장소에 검사된 가축 사체를 정기적으로 비치하고, GPS 추적을 통해 독수리들의 이용 패턴을 연구합니다. 스페인은 이 정책 덕분에 유럽 최대의 독수리 개체군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북미에선 황금독수리 보호를 위한 ‘윈터 피딩 프로그램’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황금독수리, 흰머리독수리 등이 겨울철 먹이 부족을 겪습니다. 특히 도로에서 죽은 사슴 사체가 각 주 정부의 도로 정비 정책 때문에 빠르게 치워지면서 겨울철 사체 기반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사냥꾼이 사용한 납탄(총알 파편)이 사체에 남아 독수리 중독 사망률을 높이는 악순환까지 존재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호크와치 인터내셔널(HawkWatch International)’ 등 보전 단체들은 사슴·엘크 로드킬을 확보해 지정된 지역에 제공하는 ‘황금 독수리 윈터 피딩 프로그램(Golden Eagle Winter Feed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체를 통해 독수리가 독성 물질에 노출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납탄 금지 운동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서식지 붕괴 속에서의 제한적 먹이 공급 몽골·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초원 지역은 한때 많은 수리류의 번식지가 있었지만 최근 심각한 사막화와 가축의 지나친 방목으로 작은 동물들이 크게 줄며 먹이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드’라 불리는 대규모 겨울 폭설이 닥치면 며칠 동안 사냥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굶주림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이 지역은 사체를 인위적으로 공급하기보다는 서식지 복원–번식지 보호–가축 관리 개선에 중점을 둔 보전 방식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 뒤에 숨은 문제…선의의 공급이 만든 새로운 고민 맹금류의 생존을 돕는 먹이 제공 활동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태학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우려도 존재합니다. 먼저 ‘의존성 증가’ 문제입니다. 매년 같은 장소에 먹이를 주면, 맹금류가 자연 사냥보다 공급소에 먼저 의존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고유의 사냥·포식 구조를 변형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질병 전파 위험도 있습니다. 많은 개체가 좁은 공간에 몰리면 조류인플루엔자 등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때문에 공급소에서는 ‘검수된 먹이 사용’과 ‘폐기물 처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종간 경쟁 심화 우려도 있습니다. 먹이 주변에 독수리, 수리를 물론 까마귀, 유기견까지 먹이 주변에 몰리면서 자연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경쟁 상황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생태 균형의 변형도 고민거리입니다.지나친 먹이 공급은 특정 종의 개체 수만 과도하게 증가시키거나 이동 경로를 바꿔 ‘예상치 못한 생태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움 주되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겨울철 맹금류 먹이 공급 활동은 분명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보전 활동입니다. 한국의 독수리 식당부터 유럽의 사체은행, 북미의 겨울 먹이 프로그램까지, 세계 곳곳에서 인간은 “우리가 만든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이 자리합니다. 먹이를 주는 행위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생태적·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과학적 관리 행위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맹금류의 생존을 돕되, 자연 생태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정교한 보전 전략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겨울 하늘을 날아오는 그 거대한 날개들이 매년 건강하게 돌아오기 위해선,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공존 모델이 필요합니다.
2025-1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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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뒤흔드는 '6대 글로벌 규제'...탄소·재생에너지·독성물질 어쩌나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6대 글로벌 규제'가 제조업을 뒤흔들고 있다. CBAM(탄소국경조정제도)·IRA(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니셔티브)·FEOC(외국우려기관 규정)·EU REACH(유럽 화학물질 등록·평가·허가 제도)·TSCA(미국 독성물질관리법) 등의 규제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면서 기업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향후 기업들이 규제 관련 '인증·보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배터리 : IRA·FEOC, '중국산 배제'라는 절대 조건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산업은 IRA와 FEOC 규제가 만드는 구조적 지각변동의 한복판에 있다. IRA는 북미 판매 전기차에 적용되는 세액공제를 중국 등 우려국 배제를 전제로 설계한 법으로,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부품 공급망을 미국·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을 갖는다. FEOC(외국우려기관) 규정은 중국·러시아 등 일부 국가 정부의 지배·통제 아래 있는 기업이 관여한 배터리 부품(2024년 이후)과 핵심광물(2025년 이후)이 들어간 차량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으로,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장치다. 지난 2024년부터 배터리 부품, 2025년부터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이 FEOC와 연관될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양극재·음극재·전해질·바인더 등 세부 소재까지 공급망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합작공장 증설과 동시에 호주·캐나다·미국 등으로 원료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광물 채굴부터 정제·가공까지 이어지는 전 단계에서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고민으로 꼽힌다. 원료 추적 시스템 구축, 북미 인증 대응 인력 운영 등 새로 생긴 규제형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철강 : CBAM 내년 정식 시행…'탄소 할당서'가 새로운 통화 철강업계는 CBAM의 정식 시행을 앞두고 탄소 배출량 산정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CBAM은 EU 역내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등 고탄소 품목에 대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량을 산정해 EU 배출권거래제(ETS) 가격에 연동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사실상 '탄소 관세' 역할을 한다. 2026년부터는 수입업자가 제품 1톤당 실제 내재배출량을 국제 기준에 맞춰 신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한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의 탄소 계량 체계를 개편하고 수소환원제철(HyREX) 등 친환경 공정 전환 로드맵을 EU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공정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슬래그·부생가스 처리 과정에서의 배출량 산정이 새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EU ETS 가격이 톤당 80유로(약 11만6000원) 수준일 때 탄소배출량 2톤을 가정한 철강 제품 1톤을 수출하면 약 160유로(약 23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석유·화학 : REACH·TSCA, '전 성분 공개' 시대 석유화학업계는 REACH·TSCA 등 탄소·안전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먼저 REACH는 EU가 모든 화학물질의 등록·평가·허가를 의무화한 제도로 제품에 사용되는 성분의 독성·노출 정보를 상세한 기술문서로 제출해야 하는 강력한 화학 규제다. TSCA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신규 화학물질의 위해성을 사전 심사하는 제도로 핵심 절차인 PMN(사전제조신고)을 거칠 경우 승인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글로벌 제품 출시 일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이 같은 규제 강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화학 기업들도 REACH·TSCA 관련 전담 조직을 보강하거나 물질 데이터베이스(MSDS·독성 DB) 정비 작업을 확대하는 등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VHC(고위험성 물질) 리스트 확대와 미국 PMN 심사 강화로 인해 등록·평가에 필요한 문서 준비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유럽·미국 규제 대응 인력과 외부 전문기관 활용이 과거보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자 : RE100, '탄소 아닌 전력 게임' 전자업종에서는 탄소 절감보다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가입해 목표를 선언했다. 다만 이들 기업 국내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여전히 낮아 해외 사업장 대비 'RE100 실질 이행'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1만 GWh를 넘겼지만 전체 전력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은 3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재생에너지 확충 속도가 전력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제약으로 꼽힌다. 대규모 PPA(전력구매계약) 체결을 추진해도 발전 프로젝트 부족, 인허가 지연, 전력망 병목 등으로 실제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고객사의 기준 강화도 부담이다. 애플·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은 협력사 ESG 평가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율 비중을 높이고 있어 RE100 로드맵 이행 속도가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제약에 더해 산업 자체의 전력 집약적 특성도 국내기업의 RE100 전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가 초고전력 산업이라는 특성 역시 장애물로 작용한다. 미세공정 전환으로 전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규제 대응 속도'가 새 경쟁력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선은 더 이상 공장에 있지 않다. 규제 문서 한 장이 공장 증설 하나보다 무거워진 시대, '규제의 산업지도'를 읽는 역량이 향후 10년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다음 전선은 공장이 아니라 관청이다. 보고서 한 장이 설비 하나의 가치보다 무거워진 시대.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엔 이제 '규제의 산업지도'가 펼쳐지고 있다.
2025-11-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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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기후 목표 후퇴기'…기후 리더십 균열 시작인가
[이코노믹데일리] 기후 위기의 파고 속에서 세계 각국은 올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새 탄소중립 목표를 제출했습니다. UNFCCC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5년마다 목표를 ‘상향’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날이 심화하는 기후 위기는 선언보다 실천을 요구하고 있으나 하지만 일부 국가는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하거나, 목표 달성 시점을 미루는 등 후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계의 강한 반발, 전환 비용 부담,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적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는 국제 기후 거버넌스의 신뢰를 훼손할 뿐 아니라, ‘누가 먼저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책임의식을 약화시킵니다. 기후정책의 신뢰는 숫자보다 실행에서 나옵니다. 지금 세계는 ‘기후 리더십의 경쟁’에서 ‘실행 리더십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복원된 목표’ 속 숨은 후퇴 남미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브라질은 한때 파리협약의 상징적 성공 사례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경 단체와 국제기구로부터 “실질적으로는 목표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브라질이 UNFCCC에 제출한 새로운 국가결정기여(NDC)에 따르면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48.4% 감축, 2030년까지 53.1%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높아 보이지만 기준연도를 재조정하면서 실제 감축 폭은 이전보다 낮아졌습니다. 올해 11월에는 2035년 목표를 2005년 대비 59~67% 감축으로 설정했지만 전문가들은 “계산상 수치만 높아졌을 뿐 실질적인 야심은 줄었다”고 지적합니다. 브라질 정부가 다시금 아마존 벌목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계의 석유개발 요구를 수용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석유 의존의 그림자 올해 말 유엔기후총회(COP29)의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정작 자국의 감축 목표에서 후퇴했습니다.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제출한 NDC에서 기존 2030년 대비 감축 수치를 삭제하고, 에너지 부문 감축 계획도 구체화하지 않았습니다. 석유·가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 특성상으로 인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공식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기후감시기관인 ‘클라이메이트 액션 트랙커’는 아제르바이잔을 “매우 부족(Critically Insufficient)” 단계로 평가했습니다. COP29 개최국으로서의 위상과 달리, 실질적 기후행동은 되레 뒷걸음질한 셈입니다. ◆ 유럽연합(EU), 내부 조율 속 ‘물타기 목표’ 기후정책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유럽연합(EU)도 최근에는 내부 조율에 발목이 잡히고 있습니다. EU는 지난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6~72% 감축, 2040년까지 90% 감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반발했습니다. EU 환경장관 회의에서는 “실질 국내 감축분은 85%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해외 탄소크레딧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결국 EU의 목표는 겉으로는 상향됐을뿐 ‘숫자는 높고 실행은 약한’ 기후 리더십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미국, '정치적 진자'에 흔들리는 기후 정책 미국의 기후정책은 정권에 따라 출렁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61~66%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산업계 저항과 의회 내 정치 갈등으로 구체적 실행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치적 불안정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기후기금 출연 중단이나 화석연료 규제 완화 등 ‘후퇴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개발도상국 기후보상기금 출연에서 철수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목표를 낮추진 않았지만, 신뢰는 낮춘 국가”로 불립니다. ◆ 일본, 산업계 부담에 ‘온건한 목표’ 일본은 2025년 2월 개정된 NDC에서 “2035년까지 2013년 대비 60% 감축, 2040년까지 73%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철강·시멘트·자동차 업종 등 주요 산업계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본의 산업구조는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이 높고, 원전 재가동 문제 역시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일본 정부의 목표가 “1.5도 시나리오와 거리가 멀다”며 실효성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감축 목표는 산업계 현실을 고려한 ‘타협형 목표’로 요약됩니다. ◆ 중국, 세계 최대 배출국의 느린 전환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지난 9월, 2035년까지 배출 정점 대비 7~10% 감축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을 2020년 대비 6배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목표 역시 국제사회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EU는 중국의 계획을 “상징적 제스처에 가깝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은 “절대량 감축이 아니라 증가폭 억제에 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여전히 성장과 탈탄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 한국, 기후 리더십의 기로에 서다 우리 정부 역시 앞서 올해 9월 말 UNFCCC에 제출할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초안을 확정했습니다. 초안에서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48.6%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초안의 핵심은 산업 부문에서의 완화 조정입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력 산업군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반영되며, 산업 부문 감축 목표는 2030년 11.4%에서 2035년 8.9%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전환(에너지 생산)·건물 부문은 다소 상향 조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 단체들은 “전체 목표는 유지했지만 구조상 산업계 중심 완화가 이뤄져 결과적으로는 후퇴한 셈”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기후솔루션·녹색연합 등 시민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한국이 1.5도 시나리오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반영해 11월 10일,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했습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그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새 감축안을 의결해 전력 부문은 최대 75% 이상 감축, 산업 부문은 24~31%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2018년 배출량 742.3Mt 기준으로 최소 348.9Mt까지 배출을 줄이는 계산이지요. 정부는 확정안에 대해 “기술 가능성과 부문별 부담을 종합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목표는 기존 초안에서 제시됐던 50~60% 또는 53~60%보다 상향된 것으로, 상한을 61%까지 높인 점이 특징입니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42.3Mt을 기준으로 할 때, 감축 목표치는 최소 348.9Mt(53%), 최대 289.5Mt(61%) 수준입니다. 특히 전력 부문은 최대 75.3%까지 감축한다는 강도 높은 계획을 담았습니다. 반면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를 고려해 산업 부문 목표는 24.3~31.0% 감축으로 상대적으로 완화됐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2030년대 중반에도 석탄·LNG 비중이 여전히 50%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환경계획(UNEP)은 한국의 새 목표에 대해 “기존보다 진전된 부분은 있으나 온실가스 절대량 감축 경로가 1.5도 한도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기술 중심 감축 전략’으로 기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NDC 개정은 그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시점으로 분석됩니다. 탄소가격제, RE100 참여율, 기업별 감축 인센티브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전문가들도 산업 구조와 책임 사이의 균형이 향후 정책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합니다. 국내 에너지·기후 싱크탱크 연구원은 “감축 목표의 높고 낮음을 떠나 실제 이행력이 핵심”이라며 “현재가 산업과 기후 사이의 갈림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한국의 기후 리더십은 ‘감축 수치의 높이’보다 ‘실행 의지의 깊이’로 평가받을 시점에 다다랐습니다. 과학적 목표를 세우되, 산업 전환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설계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25-11-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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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고부가 강재·AI 앞세워 '미래 제철' 승부수
[이코노믹데일리] "이제는 중국과 양으로 싸우지 않겠습니다. 범용재 대신 고부가 강재로 승부하겠습니다." 김재성 포스코 기술연구원 리더는 지난 5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스틸코리아 2025' R&D 세션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철강산업이 '양(量)의 시대'를 끝내고 '질(質)의 전쟁'으로철강산업이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대량생산 중심의 범용재 대신 고부가 강재로 사업 방향타를 돌리며 기술 중심 생존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 과잉, 중국산 저가재 공세, 고금리·고비용 환경이 맞물리며 철강산업의 '체질 전환' 요구가 커진 현실이 깔려있다. 포스코는 최근 '코스트 이노베이션 2030(CI2030)'이라는 전사적 원가 혁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원가 절감·생산 자동화·신제품 혁신의 3단계 체질 개선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그는 '박리다매'가 아닌 '프리미엄 정밀생산'으로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용재에서 벗어나 자동차·에너지·방산용 맞춤형 강재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의미다. 김재성 리더는 "중국산 저가재 공세가 거세지만 단가 경쟁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기술력과 품질 경쟁으로 산업의 격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리더는 포스코 사업 전환 키워드로 ▲코스트 이노베이션 2030 ▲제품 이노베이션 ▲디지털 전환(DX)을 제시했다. 그는 "전기로·고로 전 공정에서 저원가 원료 적용기술, 불량·정품률 실시간 관리, 고강도·내식·내화 프리미엄강 확대가 핵심"이라며 "에너지용 후판(API·해상풍력 모노파일), 듀플렉스 스테인리스·SMR 소재, 기가스틸·HPF 자동차강, 전기강판(Hi-B/NO) 등 '만들기 어려운 강'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원가·품질·DX' 3박자 생존전략…CI2030 연 1조 절감 목표 포스코는 CI2030으로 연간 1조원 규모 원가절감을 회사 과제로 굴리고 내년부터 제품 이노베이션을 본격화하고 있다. 범용재는 국내 기반 수요를 유지하되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질적 점프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철강업계 전반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에너지 전환이 불러온 수요 변화로 초고강도 차체강·전기강판, 해상풍력·SMR·수소 산업용 특수강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각사는 공정 DX, 저원가 원료 기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전환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 고부가 투자 러시 다른 철강사들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는 차량용 강판 일관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총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다. 연 150만톤 생산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열연·냉연·도금까지 일관 체제를 구축해 북미 전기차용 강판 공급망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이다. 동국제강은 '프리미엄 컬러강판 200만톤체제'를 목표로 고마진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인천·포항·당진 공장을 중심으로 컬러강판 생산능력을 200만톤까지 끌어올려 건축·인테리어·신에너지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세아특수강·세아창원특수강·세아항공방산소재)등을 갖춘 세아그룹은 항공·방산용 특수강 호조를 발판으로 전기로(EAF)·정련·가공라인 고도화에 집중 투자 중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전기로 내부 쇳물을 균일하게 섞어 품질을 높이는 전자교반(ABB ArcSave)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과 품질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중국산 10% 저가 공세 맞설 해법은 기술…포스트 중국 시대 생존전략 포스코는 CI2030(원가절감)·제품 이노베이션(고부가 제품)·DX(정품률·생산성 향상) 삼각축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단순한 생산 효율이 아니라 제품 복잡도·공정 정밀도·소재 융합 기술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최근 디지털 전환 및 스마트제철소 구현을 통해 기술적 격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자회사 포스코DX는 제철소 현장에 영상인식 AI(인공지능)와 정밀 위치제어 기술을 접목해 최대 8톤 선재코일 자동운반 크레인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또한 포스코DX는 산업현장 AI 적용을 위해 'AI 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설비 이상감지·자율제어 등 '인지→판단→제어'로 이어지는 3대 엔진을 개발해 제철공정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원가 절감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 및 품질 고도화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중국산 저가재의 10 % 이상 저가공세 상황 속에서 포스코가 기술적 차별화를 통한 '질 중심 경쟁'으로 방향을 튼 이유다. 결국 포스코가 강조하는 기술 차별화는 단일 기업의 과제라기 보다 산업 전체의 생태계 과제라는 인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재성 리더는 "철강 기술개발은 이제 기업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학계·정부·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사 기술을 단순히 따라잡는 시대는 끝났다"며 "예측 기반 개발, 학계 협업, 정부 정책 지원이 맞물려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1-06 16: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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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5000억원 발행 外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산업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5000억원 발행 한국산업은행은 친환경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한국형 녹색채권 5000억원을 발행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채권은 3년 만기, 2.64%로 발행됐으며, 금융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수립한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상의 발행절차를 준수했다.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적합한 풍력발전 소재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녹색금융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며, 향후 자금배분이 완료되면 홈페이지에 자금배분 내역 및 환경개선 영향을 공시할 계획이다. BNK경남은행,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10억 클럽' 가입…"경남 최초" BNK경남은행은 경남 최초로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10억 클럽'에 가입했다고 14일 밝혔다.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은 단체 고액기부 인증프로그램으로 기업이 인도주의를 통해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하는 나눔 플랫폼이다. 김태한 경남은행장은 경남은행 본점을 방문한 박희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회장으로부터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10억 클럽 상패를 받았다. 경남은행은 지난 2001년 특별회비를 시작으로 화재·산불 성금, 자선걷기 기부금, 급식차량제작비 등을 대한적십자사에 후원하면서 누적 기부금액 10억원을 넘겼다. 10억 클럽 가입 기업에는 경남지사 명예의전당 등재, 적십자 회원유공장 포상, 회원사 네트워크 기회 제공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경남은행은 지난 2022년 10월 대한적십자사에 누적 기부금액을 5억원 이상을 달성해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5억 클럽'에도 가입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보이스피싱 피해 116억원 예방…창구 직원 신속 대응 KB국민은행은 최근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창구 직원들의 세심한 관찰과 신속한 대응으로 현장에서 사전 차단하며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총 183건, 약 116억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으며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 경찰서로부터 65건의 표창장을 수상했다. 예방 사례를 살펴보면 단순 송금 요구형을 넘어 △수표 쪼개기 △외화 환전 △셀프 감금형 가스라이팅 등 지능화된 최신 수법이 포함돼 있으며, 피해 차단을 넘어 사기 조직의 인출책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고객 접점 현장에서의 세심한 대응 및 모니터링팀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직원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금융 최일선에서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인천광역시와 '외국인 주민 특화 컬처뱅크' 공동 운영 협약 하나은행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인천 외국인 컬처뱅크' 공동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금융과 문화를 매개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리며 자립할 수 있는 거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하나은행은 △금융사기 예방교육 △외국인 전용 디지털 금융 현장실습 교육 △맞춤형 금융서비스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쉽게 국내 금융서비스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인천시 및 운영기관과 협력해 △단계별 한국어교육을 통한 정착 및 취업 지원 △다국적 동아리 등 커뮤니티 활동 지원 △한국 정서·생활문화 교육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번 거점은 하나은행 남동산단 금융센터 지점에 조성돼 산업단지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일요영업점 운영을 통해 평일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2025-10-14 17: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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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세 갈래 길…목적은 하나 '탄소중립'
[이코노믹데일리]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해 세계가 달리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전력의 약 90%를 2050년까지 저탄소 전원으로 바꾸려면 재생에너지의 급속 확충과 더불어 원자력·수소·탄소포집(CCUS) 기술이 함께 가야 합니다. IEA를 비롯해 원자력 산업 관련 국제 협회인 ‘세계원자력협회(WNA)’,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및 탄소중립 등에 관한 미디어 및 연구 플랫폼인 ‘더 퓨처 오브 에너지(The Future of Energy)’, 에너지 기술과 정책, 혁신 사례를 분석‧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아이디어스.에너지(Ideas.Energy) 등의 여러 국가들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원전으로 가는 길...원전 중심 전략의 대표 국가들 특히 어느 대륙보다 다양한 방면의 에너지가 앞서 발달한 유럽에서도 국가별 전략은 다릅니다. 예컨대 유럽연합(EU) 전체적으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원전을 유지하거나 재가동 논의를 하는 형태입니다. 프랑스는 원전 중심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표적인 국가로 “안정적이면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원전을 꼽으며 전력의 약 70%를 원전에서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전력 믹스 통계(2024년 기준)에서 원자력이 약 67 %를 차지하며 재생에너지는 수력(14 %)+풍력·태양광(약 13 %), 화석연료(약 4 ~ 6 %)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지만 원전 비중을 높게 유지하거나 신규 원전 도입을 검토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유럽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원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헝가리는 현재 자국의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헝가리 중앙부의 파크그(Paks)시에서 ’파크스 원자력 발전소 확장 계획(Paks II)‘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4개의 기존 원자로에 2개의 추가 원자로, 새로운 VVER-1200형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발전 용량은 2000MW에서 4400MW로 증가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헝가리 전력 믹스에서 기존 원자력 비율은 약 45% 수준인데 파크스 원전 확장 후에는 약 62% 정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친원전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 원전 재가동과 신형 원전 건설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이전처럼 전력의 25% 안팎을 원전으로 공급했던 수준으로의 회복을 모색 중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네요. 미국·캐나다·한국 등도 2023년 11월 30일~12월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하자(Triple Nuclear Energy by 2050)”는 내용의 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가는 길...재생에너지를 에너지 중심에 두는 국가들 프랑스와 정반대 입장인 국가가 대표적으로 독일입니다. 독일은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정책의 대표 주자로 2023년 원전을 완전히 폐지한 후 태양광과 풍력 중심 재생에너지로 전력 생산을 전환 중입니다. 전력 구성에서 재생에너지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비중은 점차 줄이고 있다. 다만 전환 과정에서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의 안정성 확보 문제나 그리드(전력망) 보강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덴마크는 40년 가까이 이어온 원전 금지 정책을 최근까지 금지하며 풍력과 태양광이 전력의 주력인 국가입니다. 최근 원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매우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신흥 경제국 가운데에는 베트남이 해상풍력과 태양광에 거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를 채우고 있습니다. 남미 국가들 중 우루과이는 수력과 풍력 중심 재생에너지 체제로 빠르게 전환한 국가로 꼽힙니다. 풍력이 단기간에 전력 믹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사례로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 2016년만 해도 우루과이의 풍력은 전체 재생에너지원 중 약 22.8%에 불과했으나 자국 자연환경에 유리한 풍력 설치에 투자를 집중해 2022년 약 31%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40.6%에 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강이 많은 자국 지형의 특성을 활용해 오래 전부터 수력 발전이 국내 전력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국가입니다. 최근 태양광, 풍력 발전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력 비중이 2023년 기준 전력 믹스에서 약 60%로 하락했습니다. ◆둘 다 잡는 혼합 전략...혼용파 국가들 보다 많은 국가들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키우는 혼합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각종 전기 기구들이 늘면서 인구가 많은 국가일수록 전력 수요가 급증해 한가지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니 각 기술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국가로 중국이 꼽힙니다. 2023년 기준 세계 전력 생산 규모에서 중국은 약 9900테라와트시(TWh)로 한국(약 92TWh)의 약 108배에 달하는 세계 1위 전력 생산국입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으면서도 원전 건설도 계속 병행하고 있습니다. 2024년 로이터, AP 등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력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나오지만 재생에너지 및 원전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빠르게 늘리면서도 안정적 공급을 위해 원전을 계속 건설하고 있습니다. 2023년 유엔 통계 기준으로 세계 1위(약 14억2000만명) ‘인구 대국’ 인도는 전력 생산에서도 중국과 미국(약 4178TWh)에 이어 약 1900TWh로 3번째로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나라예요.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풍력과 함께 원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탄소중립 전략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같이 활용하는 전형적인 혼용파 국가입니다. 2023년 미국의 전력 생산 구조를 보면 화석연료(석탄·가스 등)가 약 60%, 원전이 약 19%, 재생에너지가 약 21%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재생 확대와 함께 원전 유지·신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전력 믹스 중 원자력 비중은 약 30.7% 수준이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8.4% 정도였습니다. 나머지는 60% 가량은 아직 화석 연료이니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서둘러야 하는 입장입니다. IEA는 2021년 5월 발표된 ‘2025 탄소중립(Net Zero by 2050)’이란 보고서에서 “세계 전력의 약 90%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저탄소 전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각국이 동일한 길을 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한 기술 전환을 넘어 소비자 행동 변화와 에너지 효율 향상까지 함께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세계적인 기후·에너지 전문가인 독일의 니클라스 회네 박사 역시 “한 국가가 단일 전략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재생 기반을 강화하되 필요한 경우 원자력과 저탄소 보완 기술을 혼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으로 가는 다양한 길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은 하나의 모형이나 틀에 갇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 국가의 자원, 기술, 정책환경 등 여건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뒷받침할 인프라와 제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결국 탄소중립은 지금부터 각국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꾸준히 걸어야 할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2025-10-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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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태안 염해 농지에 대규모 태양광 준공…주민과 수익 공유하는 지속가능 모델
[이코노믹데일리] GS건설이 충남 태안군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온 염해 농지를 활용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발전소 건립을 넘어 지역 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설계돼,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환 사업의 대표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 부지는 생산성이 낮아 활용되지 못했던 약 66만㎡, 즉 20만 평 규모로, 이곳에 설치된 설비는 연간 약 8만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약 2만3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GS건설은 한국서부발전, 서환산업과 함께 특수목적법인 ‘태안햇들원태양광㈜’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했다. GS건설은 최대주주로서 전체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사업 개발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전 과정을 총괄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참여를 통한 수익 공유 방식이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4%가 주민 출자분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통해 2045년까지 20년간 주민에게 돌아갈 수익은 약 1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지역 환원을 넘어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참여 기회를 제공한 사례로, 향후 유사 사업의 참고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태안 햇들원 프로젝트는 비생산적 공간이었던 염해 농지를 친환경 에너지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이자, 지역사회와 이익을 공유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라며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외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수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 경험을 쌓아온 만큼, EPC 역량과 금융 조달 노하우, 인허가 협의 능력 등 복합적 역량을 앞세워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기존 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ESG 경영 강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풍력, 수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주민 참여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디벨로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9-17 14: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