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덕 협회장은 시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업계 및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협회장을 맡은지 약 9개월째다. 취임 당시 28년 만에 새 장관급 관료 출신 협회장이란 점이 화제가 됐었다.
김용덕 협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필리핀 아테네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15회로 재무부 경제협력국 과장,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을 거쳐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07년에는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냈고, 법무법인 광장 고문과 고려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두루 경험을 쌓아 손보사 사정을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협회장에 낙점됐다.
우선 신속한 대응력이 높게 평가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업이 자동차, 일반장기 등 전선이 넓은 데도 불구하고 이슈나 제도 개선 대응이 신속한 편"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용덕 협회장은 취임 후 줄곧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 문제에 주목했고, 이에 맞춰 협회 조직을 개편했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백내장 보험사기 등과 관련 경찰청과 협업해 특별단속까지 실시한 걸 봐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것 같다"며 "실손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도 당국에 업계 입장을 강력히 전달하고, 보험사기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김용덕 협회장은 지난해 폭염으로 손해율이 급증했고 정비수가가 현실화되면서 7000억원 안팎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험료 인상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같은 날 손보업계는 차보험료를 3~4% 올렸다.
아울러, 손보협회는 타 업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인슈어테크를 추진하기 위해 오는 4월 1일 금융혁신법에 따른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는 등 법령 개정사항을 건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2022년에서 1년 추가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도록 앞장섰다.
김용덕 협회장은 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손보협회는 지난 2월부터 '손해보험 상담센터'를 열었다. 전문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에 대한 상담을 장기‧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보험종목별 전문 상담인원을 확충하고, 변호사·손해사정사 등 상담전문위원을 위촉했다. 상담은 무료로 진행된다.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가시적인 노력과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시장 불황을 극복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일은 최대 난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방안을 만들어주거나, 요율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줬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협회에 지원부서 외에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고 제도에 반영할 부서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